드르렁 코골며, 자다 말고 '컥컥'…놔두면 뇌졸중·심장병 부른다
50대 남성 A 씨는 심한 코골이와 수면 중 호흡 중단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치과에서 구강 내 장치 치료를 통해 현재는 정상적인 수면을 하게 됐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환자 B는 수면 중 무호흡과 함께 낮 졸음, 집중력 부족 등의 증상을 보였다. 치과에서 검사 결과, 상악골(위턱뼈)이 좁아 수면 중 기도가 막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 환자는 상악(위턱) 확장술을 받았고, 이후 학습 능력과 집중력이 크게 개선됐다. 두 사람과 같이 수면 중에 상부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혀서 숨을 못 쉬고 자주 잠에서 깨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늘고 있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진단 환자는 2019년 8만3000명에서 2022년 11만3244명으로 늘었다. 병원을 찾지 않는 이들을 포함하면 환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수면무호흡증 가운데 치과에서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상당하다. 수면무호흡증의 치과 치료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치과병원 홍성옥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알아봤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은 구강 구조상 혀가 크고, 아래턱이 작은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낮에는 숨을 쉬거나 일상생활에 문제를 못 느끼지만, 잠이 들면 숨이 막혀 ‘컥컥’ 대는 증상을 보인다.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에게는 불편감은 물론 큰 걱정거리일 수밖에 없다. 자다가 ‘컥컥’거리는 것은 수면 중에 혀뿌리가 있는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이나 숨을 얕게 쉬는 수면저호흡 증상이 한 시간 동안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에 해당한다.
방치하면 고혈압, 뇌졸중, 심부정맥, 당뇨병 등에 영향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거나 얕아지는 질환으로, 장기적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낮에 졸음이 쏟아지며, 밤에 숨이 멈추거나 코골이가 동반되다 보니 많이 자고 일어나도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게 되면 고혈압, 뇌졸중, 심부정맥, 당뇨병 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수면무호흡증은 구강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혀가 크거나 아래턱이 작은 경우, 상기도가 수면 중에 막히기 쉽다. 이런 경우, 치과에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할 때 쓰는 구강 내 장치(OA)로 기도를 확보해 호흡을 원활하게 만든다. 이 방법은 CPAP(지속적 기도 양압기) 치료보다 착용이 간편하고 환자 만족도가 높다. 구강 내 장치는 하악(아래턱)을 앞으로 이동시켜 기도를 넓히는 원리로, 휴대가 간편하고 소음이 없어 일상생활에서도 큰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구강 내 장치는 경도에서 중등도의 수면무호흡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양압기는 지속적으로 기도에 압력을 가하여 기도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많은 환자가 착용 시 불편함을 느낀다. 이에 비해 구강 내 장치는 이동이 쉽고 무겁지 않으며, 소음이 없어 환자들이 밤새 편안하게 수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약 경구개(입천장)가 좁은 경우에는 교정적 접근이 필요하다. 상악(위턱) 확장술을 통해 경구개를 넓혀주면 수면무호흡증이 개선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양악 전진술이나 상악골(위턱뼈) 확장 수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치과적 치료 방법들은 각 환자의 구강 구조와 증상에 맞춰 선택한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을 줄일 수 있다.
체중 관리 중요, 혀 긴장도 올리는 운동도 추천
이에스더 기자 rhee.es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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