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내 타설해야 하지만”…서울 한복판까지 운반 아슬아슬 [레미콘, 이젠③]
성남·안양 등에서 운반만 최대 1시간, “교통체증에 90분 임박”
재개발·재건축 지원한다면서…“서울시, 공장 설립 방법 찾아야”
서울시내 건설현장에선 레미콘 생산 후 90분 내 운반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레미콘의 적기 공급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품질 불량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형 현장에서는 자체적으로 레미콘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현장에 레미콘 생산설비인 배치 플랜트(BP)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초구청과 배치 플랜트 설치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만약 배치플랜트가 설치될 경우 민간 정비사업장에서 직접 레미콘을 생산·조달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삼표 성수동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서울 내 건설 현장들이 애를 먹고 있다. 대형 현장이다 보니 내년 풍남동 공장도 문을 닫을 것을 염두해 미리 배치플랜트 설치 등 방안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권에서 레미콘을 조달하려면 교통체증 등 물리적으로 90분 내 운반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레미콘은 생산한 지 90분이 지나면 굳어지기 때문에 시간 내 타설이 중요하지만 서울시내 곳곳의 건설현장에서는 적기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서울 내 레미콘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조달 가능한 공장의 물리적 거리가 경기권까지 늘어난 데다 서울로 진입하는 도로 곳곳이 교통 체증으로 꽉 막혀 90분을 넘기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서울 내 공장에서 건설현장까지 30분 안팎이면 레미콘 운반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경기도에서 90분을 꽉 채워 운반하고 타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평일 오후 1시 기준 삼표 풍납 공장에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현장까지는 40분 내로 도착할 수 있다. 90분 내로 타설까지도 충분하다. 반면 성남 레미콘 공장에서는 50분, 안양이나 부천 공장은 40분에서 최대 1시간까지 레미콘 운반에 시간이 소요된다.
용산구에 위치한 현장의 경우 풍납 공장에서 30분 내로 도착할 수 있는 것을 하남과 구리에서는 40분 안팎의 시간이 걸려 레미콘을 운반하게 된다.
여기에 때에 따라 교통체증까지 겹치면 예상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보통 서대문쪽은 고양시, 동대문은 구리시, 남대문은 성남시나 하남시에 위치한 공장에서 레미콘을 운반한다”며 “물리적으로 서울 권역을 커버할 수 있는 공장들이 경기도에 있다. 하지만 한 권역에서 수요가 몰릴 경우 해당 공장들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물량을 모두 감당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미콘은 미리 물량을 저장해뒀다가 공급할 수 없다. 그런데 정부나 지자체에서 어떠한 대책 없이 도심 내 공장을 없애라고 하니 난감하다”며 “특히 서울 도심은 교통정체로 운반 시간이 많이 소요돼 운반 사업자들도 서울 건설 현장은 꺼린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서울 내 레미콘 공장 폐쇄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도심 내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지원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 레미콘 적기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공급 지연과 부실시공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손을 놓고 있다. 운반에 90분을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부실 재료 공급이 우려된다”며 “서울 도심쪽 현장에 공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 시내에 공장을 세우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폐수처리장 등 서울시 내 공공시설과 연계해 인근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혹은 지하화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며 “이 방안들을 실천하더라도 당장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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