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에도 기름값 2000원 시대… "2주 후가 더 걱정"

세종=주상돈 2026. 3. 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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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0시부터 석유 최고가격, 즉 정유사가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의 상한선을 1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인상하면서 주유소 판매가격이 다시 조만간 2000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나 최고가격제는 가격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지만,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는 방향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당분간은 기름값이 오르는 흐름을 전제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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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휘발유·경유 최고가격 210원씩 인상
이번 주말께부터 2000원대 본격화 전망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공급 차질 우려 지속시 가격 추가 상승 불가피

정부가 27일 0시부터 석유 최고가격, 즉 정유사가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의 상한선을 1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인상하면서 주유소 판매가격이 다시 조만간 2000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차례 연장했던 이란을 향한 최후통첩 시한이 임박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기름값 2000원대 시대가 일상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27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9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30.19원으로 전일 대비 10.84원 올랐다. 경유도 1826.25원을 기록하며 10.45원 상승했다.

정부가 2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고시하며, 휘발유와 경유를 리터 당 210원 높인 27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2170원, 경유를 2180원에 판매 하고 있다. 2026.3.27 강진형 기자

최고가격 상승에 따른 기름값 상승은 이미 소비자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23~26일 나흘간 1819원을 유지하던 휘발유 전국 평균가격은 2차 석유최고가격 적용 첫날인 27일 1830원을 넘어섰다. 경윳값도 같은 기간 1815~1816원 수준을 기록하다 27일 1826원을 웃돌고 있다.

소비자가 체감할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2000원대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 기준인 만큼, 실제 판매가격에는 주유소 마진과 운영비 등이 추가로 반영된다. 통상 주유소 재고가 2~3일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주말을 기점으로 소비자가격이 20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일부 주유소는 가격 상승 기대에 따라 재고 소진 속도를 조절하는 경향도 있어 체감 가격 반영 시점은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주유소마다 보유 재고가 통상 5일에서 2주 수준"이라며 "즉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통상 2~3일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했다. 1ℓ당 각각 7%, 10%인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27일부터 15%, 25%로 늘렸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65원,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87원 줄어든다.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 시기도 4월에서 5월로 연장했다.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해 부담을 일부 완화했지만, 소비자가격 상승 자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다음 상승'이다. 석유 최고가격은 싱가포르 국제제품가격(MOPS) 기준 최근 2주 평균을 반영해 재설정된다. 현재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번 2차 조정이 상승의 끝이 아니라 '중간 단계'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국제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한 유류세 인하나 가격 상한만으로는 체감 부담을 근본적으로 낮추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나 최고가격제는 가격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지만,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는 방향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당분간은 기름값이 오르는 흐름을 전제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제도 시행에 따른 정유사의 손실 보전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저렴하게 매입한 재고가 남아 있는데도 가격을 급격히 인상하는 경우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라며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의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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