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폭탄 발언에 대통령실 해명 "윤 대통령, 두 번 만났다"
[곽우신 기자]
▲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
ⓒ 권우성 |
하지만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물론 김건희 여사와 수시로 연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이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번지면서,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슨 일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 없는 상황"
용산 대통령실은 대변인실을 통해 8일 오후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씨를 만나게 됐다"라며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라고 알렸다. 이어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각각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며, 명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라며 "이후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라고도 강조했다.
"당시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많은 분들로부터 대선 관련 조언을 듣고 있었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라는 이야기였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명씨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돕겠다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서초동 자택을 찾아와 처음 만났는데, 주위에서 조심해야 할 사람이라고 하고, 엉뚱한 조언을 해서 소통을 끊었던 사람으로 안다"고 말했다.
명씨가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와 공천과 관련해 통화했다고 주장하는 데 관해서는 "김영선 전 의원이 단수 공천이 되도록 여사가 개입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하는 통화였던 것으로 안다"라고 이 관계자는 해명했다.
▲ 명태균씨. |
ⓒ 명태균 페이스북 |
이준석 의원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담긴 <연합뉴스>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언론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로 인용하는 사람이면 정진석 비서실장쯤 될 텐데 말조심하자"라고 경고했다.
"이준석이 명태균 사장을 윤석열 총장에게 소개했다면서, 명태균 사장이 이준석한테 '윤석열 총장에게 사과하라'고 하느냐?"라는 질문도 던졌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명태균씨와 2021년 7월 당시 나눈 문자를 공개했는데, 명씨가 이 의원에게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를 만나 먼저 사과하고 달랠 것을 권하는 내용이었다.
이 의원은 "익명 속에서 공작하려는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확히 파악하고 발언하기 바란다"라며 "'이후 소통을 끊어'요? 이것도 확인해 볼까?"라고 따져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취임 이후에도 명씨와 소통을 이어갔다는 뉘앙스이다.
이 의원은 같은 날 늦은 오후 다른 게시물을 통해 "대통령이 자리 비우신 사이에 이상한 소리를 전파한다는 정진석 비서실장으로 추정되는 고위 관계자에게 공개적으로 질문한다"라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명태균 사장이 역할을 한 바는 이미 JTBC 보도를 통한 안철수 후보 측 최진석 선대위원장의 증언으로 확인된 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당시에 이준석은 공개적으로도 단일화에 반대했다. 대통령은 장제원 의원 등을 통해 단일화를 추진하던 상황이었다"라며 "명태균 사장이 어느 쪽의 요청으로 그런 일을 했는지 잘 알면서 장난치지 말자"라고 꼬집었다. 명씨를 자신이 소개한 인물이라면, 단일화 과정에서도 자신의 뜻에 반하게 움직였겠느냐는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추정되는 고위 관계자가 거짓말쟁이가 되는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다시 대통령께 확인하고 언론에 응대하시라. 추후에 거짓이 다시 나오면 가진 모든 수단을 통해 거짓을 입증하겠다"라고 날을 세웠다.
▲ 윤석열 대통령,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또 SBS와의 인터뷰에서는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원희룡 당시 당 대표 후보를 일주일 간격으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나경원이도 전화 와서 만나자 해서 만났고, 그러면 원 장관을 안 만나줘야 되느냐?"라며 "(나 의원을) 일주일 전에 먼저 만났다. '나를 두 번 죽이신 분이군요, 서울시장, 당 대표' (라고 했다)"라는 주장이었다.
다만,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측은 해당 매체에 '명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전했다.
명씨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에게도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지만, 홍 시장은 "지지자가 의뢰했을지 모르나 여론조작꾼이라 상대하지 않았다"라며 "허풍이 심한 자기과시형 과대망상자라 진작부터 단절했다"라고 관련설을 부인했다.
가장 화제를 모았던 것은 전날(7일) 채널A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였는데, 명씨는 자신을 수사하는 검사에게 "잡아넣을 건지 말 건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이 되겠나"라고 발언했다. 그런데 이 보도 내용이 정치권에서 크게 논란이 되자, 해당 매체에 다시 연락해 "농담 삼아 한 얘기"라고 말을 뒤집었다. 보도가 나간 뒤 전화를 받았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로부터 어떤 전화를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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