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경기 연속 안타' 이정후, 추신수 넘어 한국인 빅리거 최고타율 도전

이준목 2026. 6. 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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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4위... 재정비 기간 거친 뒤 화려하게 부활, 새 역사 쓸까

[이준목 기자]

 2026년 6월 4일 목요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메이저리그 경기 7회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우익수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있다.
ⓒ UPI/연합뉴스
한국인 메이저리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가공할 타격감을 이어가며 빅리그 데뷔 후 개인 최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13경기로 늘렸다.

이정후는 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사구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322에서 0.321(212타수 68안타)로 소폭 하락했으나, 유일한 안타를 장타로 기록하며 연속 안타 기록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5회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필 메이턴에게 시즌 14호 2루타를 때려냈다. 6회에는 투수 호비 밀너에게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 멀티 출루를 완성했으며, 이어 터진 맷 채프먼의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수비에서는 다소 위험했던 장면도 나왔다. 1회말 수비 상황에서 컵스 선두타자 니코 호너의 우중간 짧은 플라이를 처리하기 위하여 전력질주했던 이정후는 같이 달려온 중견수 드류 길버트와 충돌할 뻔했다. 다행히 이정후가 글러브를 뻗어 공을 잡아냈고, 이 과정에서 길버트와 살짝 부딪혔으나 두 선수 모두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이날 홈런 7방을 포함해 장단 19안타를 몰아치며 컵스 마운드를 맹폭하고 18-3으로 대승했다. 채프먼은 만루포와 3점 홈런을 포함하여 3타수 2안타(2홈런) 2득점 8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3연승을 달린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전적 26승 38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 자리를 지켰다

이정후는 올 시즌 56경기서 3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5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322는 미국 양대리그를 합쳐 전체 타자 중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정후는 '한국 최고의 교타자'로 평가받으며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729억 원)의 고액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지난 2년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데뷔 첫 해인 2024시즌은 어깨 부상과 수술로 37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262에 그쳤다. 2025시즌에는 생애 첫 빅리그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으나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타율 .266에 머물렀다.

한국보다 경기수가 많고 투수들의 구위가 뛰어난 메이저리그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격 컨디션에 기복이 심했고 장타 생산력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시즌이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버거워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올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으로 평소 시즌보다 일찍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했다. 실제로 WBC 후유증 탓인지, 시즌 초반 이정후는 저조한 타격지표를 보이며 고전했고 허리부상까지 겹치며 주춤했다. 부상 복귀 시점인 5월 30일까지 이정후의 타율은 .268에 그치며 지난 2년간과 비슷한 페이스를 보였다.

미국 언론들의 평가도 냉담했다. 소속팀 자이언츠의 성적도 하위권을 전전하면서 고액연봉자 중 한 명인 이정후를 정리대상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 USA 투데이 > 등 현지 언론들은 구단이 이정후를 맷 채프먼, 윌리 아다메스, 라파엘 데버스 등과 함께 트레이드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약 열흘간의 재정비 기간을 마치고 돌아온 이정후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복귀 첫 경기인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안타의 맹타를 퍼부었다. 지난 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도 또다시 4안타 경기를 기록했다. 최근 8경기만 놓고보면 타율이 무려 6할(.606, 33타수 20안타)을 넘기며 경이적인 안타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리그에서 현재 이정후보다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336의 오토 로페즈(마이애미 말린스), .333의 브랜든 마시(필라델피아 필리스), .325의 자이언츠 팀동료 루이스 아라에즈까지 단 3명 뿐이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뛰어난 컨택트 능력을 앞세워 장타력과 주루플레이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교타자'로서의 장점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타율과, 리그 전체 타격 1위까지 노리는 것도 꿈이 아니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타자 가운데 커리어 하이는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인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기록한 3할(.300)이었다. 중장거리형 타자였던 추신수는 출루 능력은 돋보였으나, 메이저리그 통산타율은 .275로 타격왕 타이틀 경쟁을 펼친 적은 없었다. 이정후가 지금의 타율 페이스만 유지한다고 해도 한국인 메이저리거 타자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또한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아시아 선수가 타격 1위를 차지한 것은 일본인 스타 스즈키 이치로가 유일하다.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였던 2001년(타율 .350)과, 2004년(타율 .372), 두 차례나 타격왕에 오른바 있다.

이치로와 추신수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타자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장타력과 OPS 중심의 타자들이 현대야구의 대세가 된 흐름 속에서, 이정후는 고전적인 교타자의 매력을 발휘하며 메이저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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