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vs 연체관리, 소액후불결제에 페이3사 '딜레마'
"건전성 관리하니 자연스레 취급 감소"
금융권 연체정보 공유 안돼 부실 쌓여
포용금융 차원에서 도입된 소액후불결제(BNPL) 시장이 연체율 급등에 쪼그라들고 있다. 간편결제(페이) 업계는 금융권 내 연체정보 공유 확대를 요청하며 금융당국과 실랑이 중이다.
14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올해 상반기 말 총 채권잔액은 257억7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페이3사의 BNPL 잔액은 2022년 말 406억원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상반기 말 345억원으로 내려앉았고, 지난해 말엔 282억원을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페이업계가 BNPL 취급을 줄이는 건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서다. 금융소비자가 은행 대출이나 카드대금을 연체하면 신용점수가 떨어지거나 신용불량자로 분류되는 반면, BNPL 연체의 경우 불이익이 비교적 적다. 다른 페이사나 기존 금융권에서 이전처럼 금융거래가 가능할뿐더러 신용점수도 떨어지지 않는다. BNPL은 학생·주부 등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가 금융거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월 30만원 한도로 소액신용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영향이다.
페이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고객의 쇼핑이력이나 통신비 결제이력 등으로 내부적인 연체관리 기준을 쌓다 보니 BNPL 취급액이 자연스레 줄었다. 의도적으로 취급을 줄인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연체정보 공유 관련 규제를 일부 해소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BNPL은 포용금융 차원에서 시행된 제도인 만큼 출시 초기부터 금융사 간 연체정보 공유를 일절 금지해 왔지만,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는 다음달 15일부터 BNPL 사업자 간 공유는 일부 허용된다. 카카오페이가 교통카드에 한해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을 고려하면 연체정보 공유는 당분간 네이버페이와 토스 사이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페이업계에선 이 같은 개정법이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페이업계 관계자는 “BNPL에 부과되는 각종 규제는 기존 금융권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연체정보 공유는 이들과 동일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BNPL은 연체하더라도 은행·카드 서비스가 막히지 않는다. 선량한 서민도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상습 연체자에 최소한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연체정보 공유를 은행·카드 수준으로 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BNPL과 여신전문금융업은 다르다”고 일축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체정보 공유 범위를 확대해 달라는 페이업계 요청은 라이선스 없이 여신전문금융업을 영위하고 싶다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며 “페이업계가 은행·카드와 동일한 수준으로 연체정보를 공유한다면 여신전문금융업권의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와 유사한 상품이 된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는 잔액이 없어도 월 30만원 한도 내에서 결제가 가능한 카드상품을 말한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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