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초콜릿' 멋으면, 뇌에 생기는 변화

이해림 기자 2024. 10.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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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일수록 맵고 단,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

그러나 자극적인 음식은 생각보다 우울감 해소에 도움되지 않을 수 있다.

탄수화물이나 당류 함량이 높은 초가공식품을 먹으면 세로토닌 분비량이 잠시 늘어나 우울감이 한때 덜어진다.

뇌가 이를 기억하면 우울할 때마다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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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마다 초콜릿 등 초가공식품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질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우울함이 커진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울한 날일수록 맵고 단,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 그러나 자극적인 음식은 생각보다 우울감 해소에 도움되지 않을 수 있다. 자극적 음식 대부분은 초가공식품인데, 초가공식품은 오히려 우울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초가공식품은 가공과 변형을 여러 번 거쳐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멀어진 식품이다. 맛과 향을 내기 위해 식품첨가물이 다량 들어간다. 떡볶이, 과자, 사탕, 초콜릿, 햄버거 모두 초가공식품에 속한다.

떡볶이나 초콜릿 등 초가공식품을 먹은 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찰나일 뿐이다.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불안과 우울이 찾아온다. 탄수화물이나 당류 함량이 높은 초가공식품을 먹으면 세로토닌 분비량이 잠시 늘어나 우울감이 한때 덜어진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엔돌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뇌가 이를 기억하면 우울할 때마다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

그러나 기분이 가라앉을 때마다 초가공식품을 먹는 습관은 결국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 연구팀이 성인 1만 359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와 우울증 사이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들이 24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초가공식품을 먹었는지 확인하고, 우울증 선별 도구로 우울감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하루 섭취량의 80%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한 집단은 20% 미만으로 섭취한 집단보다 우울증 위험이 81% 컸다. 불안 증상은 19%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속 감미료 등이 체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등을 증가시키는 게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염증 수치가 높을수록 우울하다는 국내 연구팀 연구 결과가 있다.

우울을 근본적으로 떨치려면 장에 좋은 채소와 과일을 먹어야 한다. 장과 뇌 사이에 신호 전달 경로가 있다는 ‘장-뇌 축’ 이론은 학계 정설로 여겨진다. 실제로 미국심리학협회에선 장내 박테리아가 기분을 포함한 생리적 반응을 조절하는 신경 화학 물질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장내 유익균을 기르는 데 이로운 식품은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팀이 성인 422명을 대상으로 식단과 우울감을 조사했더니, 생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는 사람은 우울감이 낮고, 행복감과 만족감은 높게 나타났다.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 식품들을 통계적으로 정리한 결과, ▲당근 ▲바나나 ▲사과 ▲시금치 ▲자몽 ▲상추 ▲감귤류 ▲베리류 ▲오이 ▲키위가 상위 10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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