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연이은 野 '단독 예산 처리'에 "이재명 하명예산"

김영원 2023. 11. 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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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 6개 상임위서 민주당 단독 의결
로 예산안 통과…與 "헌법상 예산 편성권
정부에" R&D·원전·지역화폐·청년예산 지적

국민의힘은 21일 더불어민주당이 6개 상임위원회에서 예산안을 단독 통과시킨 것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주문한 하명예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횡포를 부리며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을 민주당 예산안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국방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상임위에서도 파행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상임위 예산안 '단독 의결'이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헌법에서 규정한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마치 자기들에게 예산 편성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어 '정부의 동의 없이 예산 금액을 늘리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57조를 언급하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역화폐 예산 7053억원,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청년패스 예산 2923억원 등 정부 예산에 없는 비목을 설치해 일방 증액했다"며 "두 항목 모두 이재명 대표가 주문한 하명 예산이자 대표적인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예산 폭주'의 사례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R&D 예산 증액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은 대통령의 공약인 글로벌 R&D 등 47건에 대해 1조1513억원 삭감한 반면, 출연연(정부출연연구기관) 운영비 등 161건에 대해 2023년 수준으로 2조88억원 증액함으로써 과거의 구조로 되돌려 놨다"며 "정부의 R&D 예산 구조조정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라고 했다.

전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원전 관련 예산을 단독으로 감액 의결한 것도 지적했다. 산중위에서 민주당은 혁신형모듈원자로(SMR), 원전 관련 R&D 예산 등 원전 분야 예산 1889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은 1619억원 증액 요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SMR은 미래 성장 동력이자 탄소중립에도 이바지할 첨단 기술로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데, 민주당이 SMR을 막으면서 부패와 비리로 얼룩졌던 재생에너지는 놔두겠다니 민주당의 자가당착과 외고집을 이해할 길이 없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청년 예산'을 뒤로한 채 선거 승리를 위해서만 몰두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국민의힘 소속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의 의석 수를 앞세운 상임위 예비심사의 일방적 처리는, 나라는 모르겠고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심리로 읽힌다"며 청년 관련 예산을 사례로 제시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취업진로 및 일경험 지원사업' 예산 1663억원을 전액 삭감하고, 전날 산자위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플러스’ 사업 예산을 900억원 단독 증액했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한 청년취업진로 및 일경험 지원사업은 직장 경험이 없는 청년에게 실전 직무 경험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기업들이 경력자를 선호하는 취업 시장 분위기 속에서 직장 경험이 없는 청년들은 첫 직장 기회마저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민주당이 일경험 사업을 폄훼하고 전액 삭감한 것은 청년의 고충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말로만 떠드는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돼 올해까지 약 6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청년내일채움공제에 대해서는 "이것은 민주당의 청년 일자리정책 실패 사례의 대표적인 격이다. 사업 시행 이후 누적 가입 청년 중 32.8%가 만기일 전 중도 해지했다"면서 "국민 혈세 6조원을 허투루 쓰고도 증액 요구하면서 정작 청년이 바라는 일경험 사업을 전액 삭감한 것은 청년 미래는 모르겠고 민주당 예산을 무조건 지키겠다는 외침이 아니냐"고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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