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계약 끝' 쿠싱, 한화 불펜 지탱한 '모범 알바'

양형석 2026. 5. 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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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5일 kt 상대 고별전 세이브 기록하며 한화와 결별, 한화 단독 6위 등극

[양형석 기자]

 한화 이글스 대체 외국인 투수 잭 쿠싱
ⓒ 한화이글스
한화가 적지에서 선두 kt를 연패에 빠트리며 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혔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5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터트리며 5-3으로 승리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던 한화는 선두 kt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도 승리로 장식하며 전날까지 공동 6위였던 두산 베어스를 7위로 밀어내고 단독 6위로 올라섰다(19승 21패).

한화는 5회 2사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린 심우준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문현빈과 요나단 페라자가 각각 4회와 8회 투런 홈런을 작렬하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왕옌청이 5이닝 5피안타 4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따냈고 한화에서 고별전을 치른 이 선수가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나선 16경기 중 15경기에서 불펜으로 등판한 '모범 알바' 잭 쿠싱이 그 주인공이다.

선발 아닌 불펜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들

2010년대 중반 이후 각 구단들은 외국인 투수를 선발 2명으로 채우는 것이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졌다. 외국인 투수가 부상 등의 이유로 이탈했을 때도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선발로 활용하는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까지는 팀 사정에 따라 외국인 투수에게 불펜을 맡기는 경우도 있었고 실제로 KBO리그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남긴 외국인 불펜 투수도 적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는 2007년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필승조로 활약했던 강속구 투수 펠릭스 로드리게스를 영입했다. 로드리게스는 2000년 30홀드, 2001년 32홀드를 기록했던 정상급 불펜 투수 출신으로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1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다가 어깨 부상을 당하며 팀을 떠났다.

2007년 호세 카브레라, 2008년 데이비드 코르테스 등 2년 연속 외국인 투수에게 뒷문을 맡겼던 롯데 자이언츠는 2009년에도 외국인 투수 존 애킨스가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애킨스는 2009년 50경기에 등판해 3승 5패 26세이브 3.83의 성적으로 이용찬(두산)과 함께 공동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KBO리그의 첫 외국인 투수 세이브왕이 된 애킨스는 현재까지도 유일한 외국인 투수 세이브왕으로 남아있다.

비록 세이브왕을 차지한 적은 없지만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실적을 남긴 외국인 불펜 투수는 2008년과 2009년 한화에서 활약했던 브래드 토마스였다. 2008년 3승 6패 31세이브 2.84를 기록하며 오승환(39세이브)에 이어 세이브 2위를 기록한 토마스는 2009년 세이브 숫자가 13개로 떨어졌다. 하지만 토마스는 엄청난 타고투저 시즌에도 2.8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2010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마무리로 활약하던 이용찬이 선발로 변신한 2012년 두산은 뉴욕 양키스의 필승조 출신 스캇 프록터에게 마무리 투수 자리를 맡겼다. 프록터는 2012년 두산에서 57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35세이브 1.79로 역대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지만 두산은 선발 보강을 이유로 프록터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리고 두산이 새로 영입한 게릿 올슨은 2013년 1승 1패 6.52를 기록한 후 조기 퇴출됐다.

6주 동안 선발 1경기-불펜 15경기 등판한 쿠싱

한화는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주역이었던 외국인 원투펀치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시즌이 끝나고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33승을 합작했던 최고의 원투펀치를 잃은 한화는 우완 오웬 화이트와 윌켈 에르난데스를 각각 100만 달러와 90만 달러에 영입했다. 하지만 3월 31일 kt전에 등판한 화이트는 2.1이닝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기 강판됐다.

화이트는 검진 결과 6주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한화는 4월 4일 화이트를 대신할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미국 출신의 우완 쿠싱을 총액 9만 달러에 영입했다. 쿠싱은 2024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투수로 한화에서도 화이트의 자리를 대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쿠싱은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4월 12일 KIA전 3이닝 3실점 패전 이후 한 번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같은 시기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을 비롯해 필승조들이 차례로 무너졌고 김경문 감독은 쿠싱을 4월16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불펜으로 투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야구팬들은 쿠싱의 불펜 등판을 김서현의 컨디션이 회복될 때까지만 시도하는 일시적인 '변칙' 정도로 여겼지만 한 번 흔들린 김서현의 제구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쿠싱은 한화와 맺었던 6주의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불펜으로 15경기에 등판했다.

사실 쿠싱의 투구 내용은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순 없다. 쿠싱이 1승 2패 4세이브를 적립하는 동안 기록한 4.79의 평균자책점은 마무리 투수로 결코 좋다고 할 수 없고 짧은 기간 동안 3개의 홈런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쿠싱은 4번이나 1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20.2이닝을 던지며 2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볼넷은 단 6개뿐이었다. 쿠싱은 한화에서의 고별전이 된 15일 kt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쿠싱이 불펜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재활을 마친 화이트는 두 번의 퓨처스리그 등판에서 8.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복귀 준비를 마치고 16일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한화 입장에서 선발투수 화이트의 복귀는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쿠싱이 빠져나간 불펜의 빈자리를 어떤 선수가 메울지는 지켜봐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쿠싱이 위기의 한화에서 불펜투수로 최선의 역할을 해준 '모범알바'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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