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이어 검색·페이·지도까지…여혐 논란에 커지는 ‘네이버 불매’

이소연 2024. 10.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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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 없다면 불매 지속” 헤비유저도 돌아섰다…온라인서 ‘활활’
- 앱 삭제는 기본에 네이버멤버십 해지 인증샷…블로그·리뷰 삭제도
- 네이버웹툰 측 “공모전 작품 관여 어려워…다음달 정식연재 여부 결정”
네이버웹툰발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네이버멤버십을 해지, 인증샷을 올리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독자 제공 

네이버 검색 대신 구글, 네이버맵 대신 카카오맵, 네이버 쇼핑 대신 쿠팡. ‘여성혐오’ 논란으로 불거진 네이버웹툰 불매운동이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대한 불매로 번지고 있다. 

30일 기준, 엑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네이버웹툰불매’와 ‘#네이버불매’ 해시태그가 함께 쓰인 게시물들이 활발하게 게재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을 포함한 네이버 계열 앱 삭제와 네이버 멤버십 해지, 네이버페이 카드 해지 등을 인증하는 방식 등이다. 

지난 24일 게재된 ‘네이버 불매를 좀 더 확실히 하는 방법’이라는 엑스 게시글은 78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9200건 이상 재게시·인용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네이버 블로그 글을 전부 삭제하거나 폐쇄하고 마이데이터 연동을 끊고, 쇼핑 리뷰를 삭제하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네이버가 중점에 두고 있는 인공지능(AI) 학습에 블로그·쇼핑 리뷰 등이 사용되는 것을 막고, 마이데이터 연동을 통한 네이버의 수익 창출을 막자는 취지다.

불매운동에 불이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네이버웹툰은 앞서 ‘2024 지상최대공모전’을 열었다. 이 공모전에 ‘이세계 퐁퐁남’이라는 웹툰이 1차 심사를 통과하며 불씨가 당겨졌다. 일각에서 해당 웹툰에 여성 캐릭터에 대한 성차별적 묘사 등이 포함됐다는 주장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퐁퐁남’이라는 단어는 결혼 전 문란했던 여성과 결혼하는 연애 경험이 적고 경제적 조건이 좋은 남성을 뜻하는 여성혐오적 신조어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네이버웹툰에 대한 불매운동을 제안했다. 지난 16일 네이버웹툰의 공식 X 계정에서 웹툰 ‘소꿉친구 콤플렉스’를 홍보하며 불매운동을 조롱하는듯한 게시글을 올려 더욱 문제가 커졌다. 이후 네이버웹툰에서 사과한다는 안내문을 올렸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네이버웹툰의 일일활성방문자수를 확인, 감소치를 비교하는 X 계정도 생겨났다. X 캡처 

타격도 일부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네이버웹툰의 일간 활성사용자 수(DAU)는 논란 이전인 지난달 26일 233만5745명이었다. 그러나 지난 26일 201만7329명으로 DAU가 30만명 이상 줄었다. 네이버웹툰에서 화폐로 사용되는 ‘쿠키’ 환불과 오프라인 팝업스토어·굿즈판매에 대한 예약 취소 등도 불매운동의 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상황이다. 리디북스와 카카오페이지 등 다른 웹툰·소설 플랫폼에 결제한 내역을 인증하는 이들도 있다. 

네이버웹툰 불매가 네이버 계열 전체로 번지는 것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수치로 보이지 않더라도 향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10대~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불매운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을 유료결제하고 굿즈를 소비하던 ‘헤비유저’들이 빠진 점도 플랫폼으로서는 뼈아프다. 30대 여성 최모씨는 최근 네이버웹툰 어플을 삭제하고 카카오페이지와 리디북스 등 다른 플랫폼을 이용 중이다. 지난 2021년부터 네이버 웹툰·시리즈 등을 보기 위해 매월 1만5000원씩 결제하고, 웹툰 굿즈 행사가 열릴 때마다 10만원 이상 소비해왔다. 최씨는 “남성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집게손가락은 철저하게 수정·검열하면서 여성혐오 지적에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아 불매운동에 참여하게 됐다”며 “웹툰은 물론 검색은 구글, 블로그는 인스타, 쇼핑은 쿠팡, 지도는 카카오맵을 대체해 사용 중이다. 불편한 점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네이버웹툰이 여성혐오·성별갈등 조장 작품을 공모전에서 통과시킨 점을 분명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기 전까지 불매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여성 김모(19세)씨도 최근 네이버 웹툰과 지도, 사전, 페이 등의 이용을 중단했다. X에도 불매운동 관련 게시글을 작성, 공유 중이다. 김씨는 “기존에는 매일 즐겨보던 웹툰을 볼 수 없게 돼 유감”이라면서 “여성혐오에 대한 사과와 이에 대한 확실한 규제가 있을 때까지 불매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측은 불매운동을 촉발한 웹툰 이세계퐁퐁남이 공모전 중이기에 관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공모전 2차 발표 결과가 다음 달 나온다. 그때 해당 웹툰에 대한 정식 연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현재 불매운동이 확장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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