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려간다는데…'역대 최대' 카드론 이자율은 더 올랐다
신용 700점 이하 고객은 17% 웃돌아
취약 차주 이자 비용 압박 가중 우려
국내 카드사의 카드론 서비스 이자율이 올해 하반기 들어서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궤도에 진입한다는 소식에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서민 급전 창구인 카드론의 이자율은 역주행을 벌이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카드론 규모가 역대 최대까지 불어난 현실을 고려하면 이자 비용 압박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은 더욱 많은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장기카드대출 평균 수수료율은 14.29%로 올해 상반기 말보다 0.14%포인트(p) 상승했다. 통상 카드론으로 불리는 장기카드대출은 카드사 또는 카드사와 업무제휴를 맺은 은행에서 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본인의 신용도와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의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이 15.09%로 유일하게 15%를 웃돌며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평균 카드론 수수료율이 각각 14.82%와 14.80%로 높은 편이었다. 이밖에 곳들의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은 ▲KB국민카드 14.30% ▲신한카드 14.18% ▲현대카드 13.88% ▲하나카드 13.87% ▲BC카드 13.37% 순이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의 카드론 수수료율의 상승 폭이 가팔랐다. 취약 차주들이 많이 찾는 카드론의 특성 상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이자 부담이 더욱 클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간 카드사들이 신용점수 700점 이하 고객들에게 내준 장기카드대출 평균 수수료율은 17.17%로 0.34%p 높아졌다.
해당 차주 구간에서도 삼성카드의 카드론 수수료율이 18.26%로 최고였다. 나머지 카드사들의 신용점수 700점 이하 고객 대상 카드론 수수료율은 ▲롯데카드 17.90% ▲우리카드 17.76% ▲현대카드 17.68% ▲신한카드 17.08% ▲국민카드 16.69% ▲BC카드 16.33% ▲하나카드 15.64% 등이었다.
문제는 시장에서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도 이처럼 카드론 이자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관측에 채권 시장이 미리 반응하면서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에 써야 할 비용도 축소돼 왔지만, 카드론 이자율에는 이런 영향이 반영되지 않는 현실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AA+ 등급 여신전문금융채권 3년물 금리는 3.298%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말 여전채 금리가 4%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과 적금 등 수신 상품이 없어, 영업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여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이런 흐름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달 17~18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p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의 통화정책은 30개월 만에 전환이 이뤄지게 됐다.
더욱 염려스러운 점은 카드론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나 있다는 점이다. 카드론 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831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전월 말보다 6043억원 더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로서도 여신 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하는 만큼, 취약 차주의 수요가 몰릴 수 있는 카드론 금리를 섣불리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시장 금리가 내려가는 와중에도 카드론 금리만 올라가는 현실은 사용자 입장에선 납득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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