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4번째... 서울 시민 또 진보 교육감 선택했다
[박수림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6일 오후 11시 15분께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마포구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든 채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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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서울 시민의 승리입니다."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16일 진행된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서울 시민의 선택은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였다. 그는 상대인 조전혁 후보를 꺾고 당선이 확실해지자 선거사무소를 찾아 "보수·진보 진영 갈등 없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은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전 교육감의 3선 성공에 이어 이번 보궐선거까지 4연승을 거두게 됐다.
최종 개표 마감 결과 정근식 후보가 96만 3876표(50.24%), 조전혁 후보가 88만 1228표(45.93%), 또 다른 후보인 윤호상 후보가 7만 3148표(3.81%)를 얻었다.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6일 오후 11시 15분께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마포구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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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1시가 되자 잠시 자리를 비웠던 정 후보가 배우자와 함께 선거사무소로 돌아왔다. 지지자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반겼다. 꽃다발을 손에 들고 꽃목걸이를 두른 정 후보는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위대한 서울 시민의 승리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선거는 서울 교육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면서 "여러분의 선택은 서울 교육을 바꾸고,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처럼 치열한 역사의식과 문화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야말로 미래를 밝힐 수 있다"며 "우리 아이들이 창의력과 협력, 자율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더해 "끝까지 함께 경쟁한 조전혁·윤호상 후보님께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서울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랑스러운 서울 교육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향후 교육행정을 이끌어 갈 때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둘 것인지'를 묻는 말에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학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했던 고교 무상교육 예산 삭감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과 많은 분들이 강조하셨던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서울 교육의 주인은 서울 시민이라는 점을 명심하며 저를 지지했던 많은 분들뿐 아니라 저를 지지하지 않으셨던 분들을 향해서도 귀 기울이겠다. 보수·진보 진영 갈등 없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가 16일 오후 11시 15분께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마포구 선거사무소에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과 손을 맞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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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가 이들 앞에 나타난 건 투표가 종료된 오후 8시였다. 그는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들에게 악수를 건네고 인사를 나눴다. 비슷한 시각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도 정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았다. 조 전 교육감은 "결과가 잘 나와야 할 텐데..."라며 걱정하다가도 "정 후보가 당선된다면 혁신 교육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거다. 서울 교육을 세계적인 교육으로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후 9시가 되자 정 후보를 응원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 12일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한 최보선 전 후보와 그보다 앞서 진보진영 단일화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에 참여했던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을 포함해 강민정 전 국회의원 등이 이곳을 찾았다.
정 후보는 이들을 향해 "지난 46일간 저에게 보내주셨던 지지와 사랑을 늘 잊지 않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개표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한 시간이 될지 세 시간이 될지 모르지만 이 밤이 서울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첫 페이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조 전 교육감은 "(교육감직 상실로) 제가 여러분을 고생시켰다. 죄송하다"라면서 "정근식 후보가 출마의 결단을 내려준 것도 감사하고 다양한 후보들이 모여 민주진보 단일 후보가 되는 아름다운 경선을 해주신 것도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정 후보가 당선돼 혁신교육의 성과를 이어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걸 또 넘어서는 서울 선진 교육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 지지자들이 보궐선거 투표가 끝난 16일 오후 9시께 서울 종로구 조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상대인 정근식 후보의 사진 위에 '확실' 문구가 붙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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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표정이 긴장에서 기대로 바뀐 건 오후 10시 24분께 '당선 유력'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개표방송 화면 속 정 후보 얼굴 옆에 '당선 유력'이라는 스티커가 붙자 선거사무소는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가 됐다. 이들은 "유력 떴어요!"라면서 손뼉을 치며 정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더해 10시 46분엔 '당선 확실'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들 얼굴엔 웃음꽃이 만개했고, 이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앞에 나와 '정 후보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를 말했다.
강혜승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정 후보의 공약이 학생에게는 꿈을, 선생님에게는 긍지를, 학부모에게는 신뢰를 주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보궐선거 투표가 마무리 된 16일 오후 9시 30분께 서울 마포구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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