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도 아빠 있다" 분노…지하철 붙은 광고 사진에 英 발칵
“믿거나 말거나 흑인 소녀에게도 아버지는 있습니다.”
『백인처럼 생각하라(Think Like A White Man)』의 저자 넬스 애비는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이같이 적었다. 지하철 승강장으로 보이는 곳에 내걸린 한 파스타 소스 광고를 보고서다. 해당 광고는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의 결혼식을 담았는데, 흑인 아버지 모습이 모이지 않아 문제가 됐다. 애비의 글은 7일 기준 엑스에서 44만 회 넘게 조회됐다.
영국 런던 일대 지하철역에 내걸린 이 광고는 미국 대형 식품제조회사 하인즈가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하인즈는 토마토케첩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브랜드다. 6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하인즈는 흑인 가족을 내세운 이런 광고가 온라인에서 분노를 일으킨 뒤 사과에 나섰다.
해당 광고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붉은 파스타 소스를 드레스에 흘리고도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을 통해 파스타 소스의 맛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의도와 달리 소비자가 분노한 지점은 따로 있었다.
신부 오른쪽에는 신랑 측 부모로 보이는 백인 남녀가 앉았지만, 신부 왼편에는 신부 어머니로 보이는 흑인 여성만 신랑 옆에 자리해있다. 신부가 아버지가 없는 편모 가정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엑스에선 “이렇게 주류 브랜드가 흑인 아버지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건 충격적이다” “흑인만 아버지가 없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와 같은 비판이 잇따랐다.
하인즈 광고는 영미권에서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하던 흑인 어린이들은 편모 가정에서 자란다는 부정적 선입견에 대한 흑인들의 반감을 자극한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광고가 고정관념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인즈는 인디펜던트에 “이 광고가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선입견을 강화하게 된 것에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한다”라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계속 듣고 배우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광고는 하인즈의 새로운 파스타 소스 제품군을 즐기기 위해 기존 행동을 무시하는 이들을 기념하기 위한 미디어 캠페인의 일부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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