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층 대폭 확대”…편의점업계, 뷰티시장 재도전 이번엔 성공할까

임유정 2024. 10. 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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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화장품 잇달아 출시
잘파세대·외국인 공략 포석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세븐일레븐

편의점이 ‘뷰티’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뷰티 유통 업계에선 가성비 화장품으로 크게 주목받는 다이소 이외엔 올리브영을 견제할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전국에 분포돼 있는 점포수와 24시간 영업력을 앞세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게 편의점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과거 10대들을 위한 PB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던 고객 데이터도 충분하다. 이미 다이소의 가성비 전략이 먹혀드는 상황을 지켜본 가운데, 젊은층 고객을 앞세워 새로운 전략으로 다시 한 번 뷰티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고자 하는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이달 서울 강동구에 두 번째 패션·뷰티 특화점포를 연다. 지난 8월 패션·뷰티를 내세운 1호점을 서울 동대문구에 내놓은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같은 형식의 점포를 선보이는 것이다. 일반 점포 대비 30% 더 많은 패션, 뷰티 상품들로 구성됐다.

세븐일레븐 외 편의점 3사(CU·GS25·이마트24)도 가성비 뷰티 상품을 쏟아내는 중이다. CU는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았고, GS25도 아크네스 브랜드의 올인원 로션을 내놨다. 이마트24 역시 브랜드 플루와 협업해 에센스, 각질제거제 등 3종을 잇따라 선보였다.

편의점업계에서 ‘화장품’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타깃 고객층인 10·20세대를 중심으로 H&B 카테고리의 높은 성장률 때문이다. 점유율 1위 CU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20.5%라는 매출 감소(전년 대비)했으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8.3% 상승했다.

특히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사람들은 주로 여행객이었다. 미처 못 챙겨 온 로션이나 비누 등을 며칠 쓸 요량으로 구입했다. 그러나 화장품의 주요 판매 채널도 다각화되고, 소비자들의 소비도 다양화 되면서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쇼핑’하기 시작했다.

올리브영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의 화장품 수요도 편의점 뷰티 강화의 이유다. 올해 2분기 올리브영의 전국 점포 수는 1354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점포 간 비율은 5:5로 비슷하지만, 둘의 면적을 고려하면 지방에선 상대적으로 올리브영을 만나기 어렵다.

고객이 이마트24 매장에서 플루 화장품을 구입하고 있다.ⓒ이마트24

편의점 업계는 24시간 영업과 전국 점포 수로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4사의 전국 점포 수는 합하면 5만5000여 개다. 이는 CJ올리브영·다이소의 점포 수 합계보다 18배 많은 규모다. 올해 2분기 올리브영의 전국 점포 수는 1354개다. 다이소의 전국 점포 수는 약 1500개다.

업계는 가성비 제품 위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색조 화장품보다 기초 화장품·클렌징 제품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출시하는 중이다. 브랜드 제품과 같은 성분으로 만든 기초 화장품을 중심으로 제품을 출시해 현장 테스트를 하지 않아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초저가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생활용품점 다이소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는 2021년부터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5000원 이하 균일가로 맞춘 화장품을 판매했다. 이는 주머니가 가벼운 10~20대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뷰티맛집’으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다이소에 신규 입점한 뷰티 브랜드는 2022년 7곳에서 지난해 20곳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신규 입점 브랜드가 20곳에 달해 7개월 만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이소에 입점한 VT코스메틱스의 기초화장품 ‘리들샷’은 품절 대란을 빚기도 했다.

특히 편의점들은 이미 10대들을 상대로 화장품을 판매해본 경험이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10대들의 화장이 일탈이 아닌 하나의 ‘또래 문화’로 형성되자, 유행에 민감하고 전파력이 빠른 이들 수요를 잡기 위함이었다. 착한 성분과 가격을 전면에 앞세웠으나 반짝 인기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타깃층을 대폭 확대하고, 뷰티 강자들과 손잡으면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당장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 절대강자인 올리브영의 아성을 따라잡기에는 부족하지만, 접근성이 높아 새로운 카테고리 내에서는 주요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도 편의점 업계가 잇따라 차별화를 위해 뷰티 콘텐츠들을 일부 선보였으나 당시만 하더라도 시장 수요가 크지 않았으나 현재는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며 “편의점이 과거 먹거리 중심의 1차소비를 넘어 다양한 생활서비스까지 섭렵하면서 세대구분없이 근거리에서 편하게 쇼핑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환경 변화와 함께 1020(잘파세대)이 잠재적 핵심 고객층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편의점 업계가 뷰티 시장에 다시 주목을 하게 됐다”면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지만 향후 뷰티 역시 편의점에서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여기에 편의점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코스 중 하나로 부상한 상황에서 K-뷰티 제품을 선호하는 외국인 수요를 잡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최근 편의점들은 K팝 앨범 예약판매 등을 받으며 관광객 수요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접근성 높은 편의점 특성상 화장품 구매 채널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전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 구색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며 “품절대란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화장품들을 편의점 단독으로 준비한 만큼 고객들의 큰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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