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 문신 시술, 불법 굴레 벗었다…대법 “무면허 의료 아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이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1992년 5월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보고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처벌한 지 34년 만의 판례 변경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문신 시술자들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문신 행위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갖춘 의료인이 등장하기 전부터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의학·의술과 구분된 독자적 직역으로 발달해 왔다”며 “대부분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와 직접적 관련 없이 (문신 행위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신 시술은 문신과 관련된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 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반드시 의료인에 버금가는 의학적 전문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만 성공적인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의료인 자격을 요구할 경우)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문신 행위를 직업으로 선택할 기본권 향유의 기회를 사실상 봉쇄당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안전성이 개선된 문신용 기계가 널리 사용되는 등 문신 시술에 의료인에 버금가는 의학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게 된 점도 고려했다.
대법원의 판례 변경과 별개로 내년 10월부터는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문신사법’이 시행된다. 국회는 지난해 9월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 해소를 목적으로 문신사법을 통과시켰다.
대법원은 “문신사법 등 시행 전이라도 형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등 관련 법령이 정한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이에 따른 형사처벌 가능성이나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규제 도입의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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