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네타냐후에 욕설 격노 “나 아니었으면 감옥 갔을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라고 격노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내가 아니었으면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쳤다”라는 표현과 함께 “감사할 줄 모른다”라는 언급도 했다.
네타냐후는 부패·사기·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 역사상 기소된 첫 현직 총리다. 그는 할리우드 제작자와 해외 억만장자 등으로부터 시가·샴페인·보석 등 약 20만~30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았다는 혐의, 특정 언론사에 유리한 입법을 추진하면서 대가를 받은 혐의, 카타르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았다는 혐의 등 세 건의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이 제시한 증인만 300명에 달한다. 재판은 수차례 연기됐으며, 가자전쟁 이후에도 일정이 줄줄이 밀렸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비비(네타냐후)가 할 일이 많다. 그를 놓아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면을 여러 차례 건의한 바 있다. 네타냐후는 이같은 트럼프의 사면요청을 예로 들며 지난해 11월 30일 직접 사면을 요청하기도 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이같은 압박에 네타냐후는“알겠다. 다만 상황을 잘 관리해달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이번 통화가 두 정상 간 대화 중 가장 험악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 중에는 욕설도 섞여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격노 이유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확대해 이란과의 협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란 외무부는 공식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자행한 휴전 위반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휴전 파기 및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북부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진격하며 군사작전을 급속도로 확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네타냐후가 과도한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휘관 1명을 제거하기 위해 건물을 통째로 폭격하고 민간인 피해를 키운 최근 공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일 때문에 모두가 이스라엘을 싫어하게 됐다”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현재 베이루트 내 헤즈볼라 목표물에 대한 공습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 소셜에 “나는 오늘 이스라엘의 총리 비비 네타냐후와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면서 “베이루트로 진입하는 군대는 없을 것이며, 현재 이동 중이던 병력도 이미 철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글 게시 이후 약 2시간 뒤 X(엑스)를 통해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헤즈볼라가 우리 도시와 시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에서 테러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이스라엘군은 남부 레바논에서 계획대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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