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원정 비극될 수 있다' 토트넘 유로파 4강 2차전 불안한 이유

한준 기자 2025. 5. 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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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 앞에 놓인 4강 2차전의 무대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북극권 이북에 위치한 노르웨이의 작은 도시 보되, 그리고 그곳의 인조잔디 경기장이 토트넘의 꿈을 악몽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적인 통신사 AP통신은 7일(현지시각) 제임스 롭슨 기자의 기고를 통해 보되/글림트의 홈구장 '아스프미라 스타디온'이 토트넘에 매우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토트넘은 지난 1차전에서 보되/글림트를 3-1로 꺾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2차전은 전혀 다른 양상이 될 수 있다. 경기 장소인 아스프미라 스타디온은 오슬로에서 북쪽으로 1,000km 이상 떨어진 소도시 보되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은 인구 약 5만5천 명에 불과한 어촌이다. 하지만 보되/글림트는 이미 이곳에서 무수한 '거함 침몰'을 일으킨 바 있다. 라치오, 포르투, 베식타시, 트벤테, 그리고 올림피아코스까지, 쟁쟁한 유럽 팀들이 보되에서 무너졌다.


이 경기장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인조잔디다. 극한의 날씨 조건과 겨울철 해가 거의 뜨지 않는 북극권 환경 탓에 천연잔디 유지가 어렵고, 보되/글림트는 그 대안으로 열선이 깔린 인조잔디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전통적인 유럽 클럽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요소이며, 경기 속도와 공의 바운스가 달라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올림피아코스 회장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는 지난 3월 보되 원정 0-3 패배 후 "유럽 경기장과는 전혀 다른 피치에서 경기했다"며 부상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선수 한 명이 이 피치 때문에 다쳤다"며 인조잔디의 안전성을 문제 삼았다. 이후 올림피아코스는 홈 2차전에서 2-1로 승리했지만, 합산 스코어 2-4로 탈락하고 말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이미 1988년부터 인조잔디 사용이 금지됐다. 부상 위험과 경기 질 저하 때문이다. 반면 UEFA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 등 유럽 클럽대항전의 준결승까지 인조잔디 경기장을 허용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보되/글림트와의 4강전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제 무리뉴 감독 역시 과거 페네르바체 시절 루가노와의 챔피언스리그 예선에서 인조잔디에 대해 "이건 고급 축구가 아니다. 공은 느리고 드리블이 되지 않는다. 왜 UEFA가 이런 피치를 허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보되글림트 홈구장 아스미라 스타디온. 영국 '더 선' 캡처

네덜란드와 스코틀랜드 리그는 각각 2025-2026시즌과 2026-2027시즌부터 인조잔디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며, FIFA 역시 2026년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에서 NFL 구장을 천연잔디로 개조 중이다. 반면, 2015년 여자 월드컵은 인조잔디로 강행되어 성차별 논란까지 일으켰다.


보되/글림트는 이번 유로파리그에서 노르웨이 클럽 최초로 유럽대항전 4강에 진출한 팀이다. 그 중심에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홈 경기장이 있다. 심지어 2021년에는 로마를 6-1로 대파하며 유럽 전역을 놀라게 했다.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셀틱 시절 보되 원정에서 1-2로 패한 경험이 있다.


그는 1차전 승리 후 "인조잔디이긴 하지만 결국 축구는 축구"라며 "우리가 오늘처럼 조직적이고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어떤 피치에서도 우리 축구를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토트넘 미드필더 데얀 쿨루셉스키는 "인조잔디에서의 경기는 거의 다른 스포츠에 가깝다"고 말하며 난전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보되/글림트 수비수 요스테인 군데르센은 노르웨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럼 우리가 뭘 더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가 있는 위치를 보면 천연잔디를 유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스프미라 스타디온의 인조잔디가 토트넘에게는 함정이 될지, 아니면 무사히 돌파구를 찾을지. 유로파리그 결승 티켓을 향한 마지막 관문은 한국 시간으로 5월 9일 금요일 새벽 4시에 킥오프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영국 더 선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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