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도 안 먹힌 부산 금정...4월 총선 보다 더 벌어진 여야 득표율, 왜

10ㆍ16 재보궐 선거에서 주목받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득표율로 놓고 보면 지난 지방선거 때와 거의 비슷한 결과지만, 6개월 전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백종헌 후보(56.62%)와 민주당 박인영 후보(43.37%)의 득표율 차이인 13.25%P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지역에서는 중앙 정치권발 악재나 호재 등 유불리를 따져 각 당이 세웠던 전략이 이 지역 표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금정 보선 결과, 2022년 지선과 판박이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16일 금정구청장 보선에선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일현 구청장이 득표율 61.03%를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 김경지(38.96%) 후보를 눌렀다. 양 후보 득표율 격차는 22.07%포인트나 됐다. 이는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 때와 거의 같은 결과다. 당시 선거에서 고(故) 김재윤 전 구청장이 62.03%를, 민주당 정미영 후보가 37.96%를 득표했다.

금정구는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보선에 앞선 지난 9차례 구청장 선거에서 금정구민은 보수 성향 후보를 8번 선택했다. 하지만 중앙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 공천 개입 논란 등 ‘김건희 여사’ 이슈가 터진 게 10ㆍ16 재보궐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거란 계산이 나왔다.
유권자 “지역 현안 실종 유세에 당혹”
각 당도 이런 관점에서 금정구청장 보선 유세를 지원했다. 민주당ㆍ조국혁신당 후보가 ‘정권 심판’을 근거로 단일화를 이뤘다. 이재명ㆍ조국 대표는 부산을 방문해 “총선에 이어 한 번 더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달라”는 취지로 호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부산을 여섯 차례나 방문하며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금정구 유권자 중엔 이런 보선 유세 과정과 분위기가 다소 당혹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인 이들이 많다. 금정구 장전동 주민 신모(38)씨는 “김경지 후보의 공보물을 유심히 봤다. 우리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인데, 후보 공약과 포부 중간중간 정권심판을 호소하는 내용이 많은 게 거부감이 들었다”고 했다. 금정구 서동에 사는 신모(54)씨는 “금정구청장 선거에 당 대표가 이렇게 자주 온 걸 본 적이 없다. 이들이 지역 현안보다는 정권 심판이나 수호만 외치는 게 걱정됐다”고 했다.

지역에서는 부산 전체 현안인 산업은행 이전 등을 강하게 막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부산을 찾아 산은 이전 지연과 관련 ‘여권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지역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인 것이 역풍을 불렀다는 지적도 있다. 정진우 전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은 “산은 이전과 관련한 민주당의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시민들 보기에는 ‘저래 놓고 표 달라고 하나’ 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전임 구청장이 과로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사망해 치러진 이번 보선에 대해 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혈세 낭비”라고 비판해 지역민 감정을 건드린 것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해보면 보면 중앙발 이슈도, 이를 앞세운 각 당 호소도 금정 유권자들에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역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 총선때보다 격차가 벌어진 것에 대해 차 교수는 “지방선거(보선)와 총선 결과를 직접 비교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도 “다만 정치 공학적 이유에 따른 야권 후보 단일화와 심판론 부각 등 전략은 오히려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역효과를 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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