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빠지고, 긴장감은 사라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고봉준 2026. 7. 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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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릎 치료를 받아 15일 MLB 올스타전을 결장한 오타니 쇼헤이. [사진 오타니 인스타그램]

“전혀 흥미진진하지 않았다. 하루 전 열린 환상적인 홈런 더비가 다소나마 아쉬움을 달래준 정도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15일(한국시간) 열린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을 이렇게 혹평했다. ‘별들의 축제’라는 대회 취지와 달리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불참한 데다, 참가 선수들도 박진감 없이 밋밋한 플레이로 일관해 실망을 안겼다는 이유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의 출발은 웅장했다. 유명 배우 겸 가수 제니퍼 허드슨이 육군 군악대와 필라델피아 지역 필리 팝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아름다운 미국(America the Beautiful)’을 열창했다. 뒤이어 필라델피아 출신 배우 마일스 텔러가 미국 역사에서 야구가 차지하는 위상을 설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전설의 홈런왕 행크 애런과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생전 사진이 차례로 등장했고, 9·11 테러가 발생한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시구하는 장면도 선을 보였다.

이렇듯 MLB 올스타전이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 건 올해가 미국 독립 250주년이라서다. MLB 사무국이 필라델피아를 올해 개최지로 선정한 것 또한 1776년 독립선언서가 채택된 지역이라는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특히나 독립기념일인 지난 3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규모 퍼레이드가 폭염으로 취소된 터라 올스타전이 독립기념일 행사의 상당 부분을 떠안았다.

하지만 정작 이날 행사의 핵심인 경기와 관련해 부실 논란이 불거졌다. 축제를 빛낼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불참했기 때문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으로 각각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오타니 쇼헤이와 애런 저지가 동반 결장했다. 오타니는 왼쪽 무릎에 찬 물을 빼는 수술 여파, 저지는 갈비뼈 피로골절을 이유로 출전권을 반납했다.

시속 100마일(약 160㎞)짜리 강속구를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괴물 투수’ 제이콥 미저라우스키도 빠졌다. 팔 피로 누적이 이유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MVP 야마모토 요시노부 역시 “쉬고 싶다”며 얼굴만 드러내고 마운드엔 오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 자체도 김이 빠졌다. 아메리칸리그가 1회초 3점을 뽑은 이후 지루한 투수전 양상이 계속 이어졌다. 3-0 리드를 유지하던 8회 미겔 바르가스가 좌월 솔로홈런을 때려내 아메리칸리그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1승을 추가한 아메리칸리그는 역대 전적에서 49승 2무 45패로 우위를 지켰다.

올스타전 MVP로 선정된 뒤 가족과 기뻐하고 있는 코디 벨린저(오른쪽). [AP=연합뉴스]

1회 결승타를 터뜨려 MVP를 받은 코디 벨린저의 재기 스토리가 밋밋한 경기 흐름에 양념 역할을 했다. 지난 2017년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자마자 만장일치로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받은 벨린저는 한때 MLB 간판 스타였다. 하지만 2019년 내셔널리그 MVP로 정점을 찍은 뒤 연이은 부상과 부진으로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2023년 시카고 컵스로 이적하며 새출발한 그는 지난해 양키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29홈런을 터뜨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당초 올스타전에는 초청 받지 못했지만, 불참한 팀 동료 저지를 대신해 참여한 벨린저는 “처음 올스타전에 나설 때만 해도 ‘매년 오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돌아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MVP로 선정된)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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