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 "탄핵" 문화제... 국민의힘 '역공'

곽우신 2024. 9. 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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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밤' 행사 후 사흘째 공방... 여 "강득구 제명" - 강 의원 "국민에 선전포고"

[곽우신 기자]

지난 금요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탄핵의밤' 행사를 두고 사흘째 정치권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즉각 반발하며 강득구 민주당 의원의 제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당사자인 강 의원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의원의 개별행동"이라며 "탄핵 문제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다"라고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금요일 밤 의원회관에서 '탄핵의밤' 문화행사
▲ 국회에서 열린 탄핵의밤 행사 지난 27일 늦은 오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탄핵의밤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밴드 공연에 맞춰 호응하고 있다.
ⓒ 새날 유튜브 갈무리
지난 27일(금),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주최한 '탄핵의밤' 행사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목소리가 광장이 아니라 국회 안까지 오게 된 것이다.

공식명칭은 '윤석열 탄핵기금 후원자들과 함께하는 탄핵의밤'으로, 후원한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행사 형식을 취했다. 김미화밴드, 가수 백자, 대금 연주자 한충은, 마술사 최정한, 시국미사 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등의 공연이 행사의 대부분을 채웠다. "올해 안에 탄핵합시다!"라는 문구가 내걸렸고, 중간중간 참석자들이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의원회관 대회의실 대관자는 강득구 의원실이었다. 축사에 나선 강 의원은 "윤석열 정권을 탄핵시키는데 저희들도 여러분과 함께 연대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봄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연 이틀 맹공 "헌정질서 파괴... 강득구 의원 제명하라"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한동훈 대표는 다음날인 28일(토) 부산광역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돕기 위해 현장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한 뒤 "대단히 유감스럽다"라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아주아주 극단적인 주장이나 생각들이 국회 내에서 대관까지 하면서 할 수 있다?"라고 반문하며 "이것은 우리 사회의 어떤 지금까지 이루어진 성과나 기준을 많이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송영훈 대변인은 "있어서도 안되는 경악스러운 사건"이라며 "국회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몰상식한 집단에 단 한 뼘의 공간도 내어줘서는 안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대변인은 "국회의 공간은 국회에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국회가 헌법을 수호하는 책무를 다한다는 전제 하에 국민들께서 주신 것"이라며 "헌정질서 파괴를 의도하는 행사가 국회에서 버젓이 개최된 것이 민주당의 이른바 '빌드업'이 아니라면, 민주당은 강득구 의원을 즉시 제명하고, '탄핵연대'도 즉각 해체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의 공격은 일요일(29일)에도 계속됐다. 이날 김연주 대변인은 "야권의 탄핵 선동 DNA는 일찍이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발현되었다"라며 "위헌·위법적인 탄핵 선동은 나라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민주적 정당성을 흔드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규정했다. 김 대변인은 추가 논평을 통해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더욱 놀라운 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관영매체들이 이들의 집회를 중계하듯 매회 보도해 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강득구 "몸을 던져 반드시 탄핵 만들어 낼 것"
▲ 축사에 나선 강득구 의원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27일 늦은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탄핵의밤' 행사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필요성을 역설했다.
ⓒ 새날 유튜브 갈무리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당사자로 지목된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나섰다.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강 의원은 "국민의힘은 국회의 문을 열고 국민께 장소를 제공하였다 하여 본 의원의 제명을 주장하고 있다"라며 "그 특권의식에 국회의원의 한 명으로 심히 부끄럽다. 국회는 국회의원이 주인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강 의원은 "본 의원실은 국회가 정한 법과 규칙에 따라 국민께 당신들의 주장을 외칠 공간 대여를 사무적으로 대행해 준 것 뿐"이라며 "저를 제명하겠다는 국민의힘은 국민을 제명하겠다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힘은 왜 국민이 탄핵을 이야기하는지 들어야 한다. 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탄핵발의를 준비하는 의원모임'에 참여하고 있는지 그 본질적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저는 더 이상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사과를 요청하지 않겠다. 국민과 함께 행동하고 실천하겠다"라며 "저 강득구, 몸을 던져 윤석열 정권의 불법에 맞서 반드시 탄핵을 만들어 내겠다"라고 발언 수위를 더 높였다.

민주당은 강 의원의 주장이 당 공식 입장처럼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탄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 차원에서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기 때문에, (강 의원의) 개별 의사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사무총장은 "의원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과 관련해 제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마치 일부 의원들의 활동이 전체 민주당의 입장인 것처럼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는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적극적 대응'이 자제를 촉구하는 것인지 추가 질문이 나오자 "그렇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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