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민아 인스타그램
도심 한가운데 오래된 영화관 앞, 방민아가 필름 카메라를 들고 서 있다. 간판은 낡았고 벽돌은 빛이 바랬지만, 그 속에서 그녀는 오히려 더 선명하게 빛난다. 회색 후디 위에 단정하게 걸친 차콜 롱코트, 무심한 듯 툭 눌러쓴 화이트 볼캡, 그리고 어깨 너머로 흘러내리는 캔버스 백팩까지. 방민아의 하루는 그렇게 조용하고 따뜻하게 흘러간다.
요란한 스타일링도 과한 포즈도 없다. 마치 정말 영화를 보러 온 사람처럼, 스쳐가는 일상 속 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듯한 자연스러움. 회색과 검정이 주는 묵직한 분위기 위에, 그녀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이 더해지며 고요한 무드가 완성된다.
이날 그녀는 일본의 작은 영화관 ‘시네마 블루버드’ 앞을 찾았다. 필름 카메라를 든 채 천천히 포스터를 살피고, 안내판 옆에 멈춰 서서 무언가를 응시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인상을 준다. 그 공간은 오래되었고, 카펫은 다소 촌스럽지만, 방민아는 그 모든 것을 품는다. 시대와 상관없이 자연스레 녹아드는 그녀의 감각은 단단하고 우아하다.
/사진=방민아 인스타그램
스타일링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길게 떨어지는 더블 롱코트는 전체 실루엣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며, 안에 겹쳐 입은 후디가 캐주얼한 온기를 더한다. 머리를 질끈 묶는 대신 자연스럽게 풀어내려 얼굴선이 드러나고, 소지품을 가득 담은 듯한 버킷백은 실용적이면서도 빈티지한 매력을 갖췄다.
신발은 다채로운 색감의 스니커즈로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절제된 컬러 속에서 운동화의 디테일이 눈에 띈다. 데일리하면서도 신경 쓴 듯한 룩, 그녀의 선택은 항상 현실적이면서도 충분히 멋스럽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じゃま じゃない”라는 짧은 문장을 남겼다. 번역하자면 “방해가 아니야”라는 말. 어쩌면 이 하루, 이 공간, 이 옷차림이 그저 자연스럽고 조화로웠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강요되지 않은 감성, 억지스럽지 않은 여백. 그것이 바로 방민아가 보여준 스타일의 본질이다.
트렌드보다는 자신만의 온도를 지키는 사람. 방민아는 조용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진하게 각인된다. SNS 속 그녀의 일상은 정적인 듯 보이지만, 그 안엔 다정함과 사려 깊음이 녹아 있다. 감성을 흘려보내지 않고, 가만히 담아두는 사람.
/사진=방민아 인스타그램
최근 방민아는 일본 여행 중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한 필름 사진들을 공유하며 잔잔한 일상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팬들과의 소통보다는 조용한 분위기의 게시물들로 감성을 전하고 있으며, 여전히 자신만의 속도로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