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째 멀쩡한 외국 아파트, 벽 철거도 못하는 한국 아파트…장수명주택 비결은 기둥·보[부메랑된 고밀아파트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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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77년·미국 55년 vs 한국 27년'.
장수명 주택은 일반 벽식구조 아파트와 차이가 있다. 벽식구조는 하중을 견디는 주체가 벽과 바닥이라면 장수명주택에선 기둥과 보가 그 역할을 한다.
장수명 주택 같은 기둥식 구조에선 칸막이벽을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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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식구조 벽·바닥이 하중 지지
내력벽 철거 못해 변경 불가능
장수명 주택은 필요 따라 변경
LH, 인증제 개선 등 확대 앞장
'영국 77년·미국 55년 vs 한국 27년'.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을 지은 후 나라별 평균 사용연수 차이다. 해외에선 주거공간을 유연하게 쓰기 위한 목적으로 1960년대부터 '장수명 주택'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집을 한 번 만들어서 오랜 기간 쓸 테니 필요에 따라 바꿀 수 있고 수선·정비가 수월해야 했다. 국내에선 1990년대 정부나 학계를 중심으로 논의해오다 2014년 인증제가 도입되고 2019년 세종에 처음 실증단지가 들어섰다.

장수명 주택은 일반 벽식구조 아파트와 차이가 있다. 벽식구조는 하중을 견디는 주체가 벽과 바닥이라면 장수명주택에선 기둥과 보가 그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벽식구조에서는 내력벽 철거가 안 돼 내부구조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장수명 주택 같은 기둥식 구조에선 칸막이벽을 없앨 수 있다. 벽식 구조의 화장실 배관이 아래층 천장에 있는 반면 장수명주택에서는 해당 집의 바닥이나 벽에 둔다. 장수명주택의 초기 건설비용이 3~5%가량 더 들지만 오랜 기간 고쳐 쓸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회적 비용 차원에서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현재는 1000가구 이상 아파트는 장수명주택 인증제도 일반등급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 인증제는 콘크리트 품질 등 내구성, 내력벽 비율이나 가변 용이성, 개보수 용이성 등을 따져 일반부터 최우수까지 4개 등급으로 나뉜다. 우수 등급을 받으면 건폐율·용적률 15% 완화가 가능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2015년 이후 10년간 인증 건수는 1353건이며 이 가운데 양호등급이 25건, 우수등급은 1건에 불과하다. 대부분 일반등급에 그친다.

LH의 경우 2018년 서울과 고양, 화성에 장수명주택 시범지구를 추진한 이래 매해 2000가구 이상 양호 이상 등급을 받았다. 이후 2020년 1차 선도지구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6차까지 양호등급 15건, 우수등급 1건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경기 의왕의 분양전환공공임대주택은 공공 아파트 가운데 처음 받은 우수등급이다. 준공 후 입주를 마친 단지와 사업계획 승인물량을 모두 합하면 1만5868가구 규모다.
LH는 2024년 내놓은 중장기 로드맵에서 장수명주택을 늘리기 위해 인증제도 개선, 품질관리 기준 정립, 표준 디자인 제시 등의 계획을 내놨다. 올해는 3000여가구를 착공하는 등 공급물량을 꾸준히 늘리기로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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