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너무 멀음(?)
다음 중 ‘멀다’의 명사형은?
㉠ 멈 ㉡ 멀음 ㉢ 멂
문법적인 용어로 ‘명사형 어미’라는 것이 있다. 문장에서 용언의 어간에 붙어 명사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어미를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ㅁ’ ‘-음’ ‘-기’가 있다.
이 가운데 ‘먹기’ ‘말하기’ ‘잠자기’ 등처럼 ‘-기’가 붙는 경우에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다. ‘-ㅁ’이나 ‘-음’이 붙는 경우에 헷갈리는 요소가 발생한다.
문제의 ㉠처럼 ‘멀다’의 명사형을 ‘멈’이라 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리가 멈’ ‘학교가 너무 멈’이 이런 예다. ㉡과 같이 ‘멀음’이라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아직 멀음’ ‘갈 길이 멀음’이 이런 예다. 그럼 이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을까? 둘 다 맞는 표기가 아니다.
정답은 ‘㉢멂’이다. ‘멈’이나 ‘멀음’에 익숙하다 보니 ‘멂’이란 표기가 어색해 보이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언가 복잡하고 거칠어 보인다. 그러나 어간의 마지막 받침이 ‘ㄹ’로 끝나면 ‘ㄹ’을 탈락시키지 않고 ‘ㅁ’을 붙이기 때문에 ‘ㄻ’ 형태인 ‘멂’이 된다. ‘힘들다 → 힘듦’ ‘만들다 → 만듦’도 마찬가지다.
‘멂’과 같은 형태인 ‘앎’과 ‘삶’ 역시 ‘암’ ‘삼’이나 ‘알음’ ‘살음’으로 표기하기 일쑤다. ‘멈’ ‘암’ ‘삼’ 등은 정확한 표기보다 빠른 전달을 우선시하는 문자메시지에서 많이 나오는 형태다. ‘멀음’ ‘알음’ ‘살음’ 등은 두 글자로 더욱 리듬감이 있어 사용이 많아진 것이 아닌가 추측되기도 한다. 어쨌거나 어간이 ‘ㄹ’로 끝나는 경우에는 ‘㉢멂’처럼 ‘ㄻ’ 형태가 맞다고 기억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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