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깜짝 놀랄 만큼 오랜만이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이상적인 신부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신애. 어느덧 마흔을 훌쩍 넘긴 그녀는 최근 SNS를 통해 지인들과의 생일 파티 사진을 공개하며 근황을 알렸다. 여전히 청순한 외모와 단정한 모습은 예전 그대로였다. 그러나 그런 그녀가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절, 아무 예고도 없이 연예계를 떠났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이들도 많지 않다. 대체 무엇이 그토록 빛나던 신애를 무대 뒤로 물러서게 만든 걸까.


2001년, 신애는 한 화장품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데뷔하며 주목받았다. 대사 한마디 없던 영상이었지만, 화려한 미모와 독특한 분위기만으로도 ‘신비로운 신인’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무명 시절 없이 광고계에서 단숨에 주가를 올린 그녀는 곧바로 뮤직비디오, 드라마, 영화로 무대를 넓혀갔다. 특히 채동하, 성시경, 옥주현 등 당대 인기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에서 연이어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연기자로서도 차근히 경력을 쌓았다. <보리울의 여름>, <은장도> 등의 영화와 드라마 <네 자매 이야기>, <장미의 전쟁>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2009년엔 대하사극 <천추태후>에 출연하며 사극 연기까지 소화했다. 그러나 정점을 찍은 건 예능이었다. 2008년,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수 알렉스와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이상적인 커플’로 떠올랐고, 진짜 연애를 방불케 하는 풋풋한 감정선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인기의 한가운데에서 신애는 예기치 않은 충격을 맞는다. 바로 절친한 언니이자 선배였던 배우 최진실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다. 둘은 <장미의 전쟁>에서 처음 만나 여의사와 간호사로 호흡을 맞춘 후, 실제 자매 같은 사이로 발전했다. 신애는 최진실의 이혼 이후 미국 CF 촬영까지 동행하며 그녀의 두 아이를 살뜰히 챙길 정도로 애틋한 사이였다. 그런 인연이었기에, 최진실의 사망은 신애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상처였다.

<우리 결혼했어요> 마지막 촬영 중에도 신애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결국 예능 하차를 결정했고, 연예 활동 전반에 대한 회의가 찾아왔다. 신애는 2009년, 두 살 연상의 비연예인과 결혼하고 자연스럽게 연예계를 떠났다.

2010년 신애는 예능 프로그램 <현장 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당시 진실 언니가 떠난 뒤 연예계에 안 좋은 일들이 많아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녀의 불안한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는 지금의 남편에게 “우리 딸 잘 지켜달라”며 결혼을 당부했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세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SNS를 통해 소소한 근황을 알릴 때마다 “여전히 아름답다” “그 시절이 그립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신애의 연예계 활동은 짧았지만 강렬했다. 화려한 전성기 한가운데서 그녀가 택한 건 다시 일상이었지만 팬들의 가슴에는 여전히 그녀의 빛나는 모습이 남아있다.
- 감독
- 출연
- 조문희,곽정욱,신애,김주희,양재성,이루안,이만희,이영훈,김기태
-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