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인파, 역대급 쓰레기…‘불꽃축제’ 빛낸 진짜 시민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5일 오후 5시쯤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은 '서울 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한 인파로 붐볐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가족과 연인, 외국인 등이 몰렸다.
일부 시민들은 축제 다음 날 한강공원에 나와 쓰레기를 줍는 이른바 '플로깅'을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로 6일 오전 9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선 30명의 시민들이 모여있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오후 5시쯤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은 ‘서울 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한 인파로 붐볐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가족과 연인, 외국인 등이 몰렸다. 휴가 첫날 군복을 입고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보러온 장병 박모(23)씨는 “날씨가 너무 좋아 기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오후 7시25분쯤 행사 시작을 알리는 첫 폭죽이 터지자 일제히 탄성이 터졌다. 시민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형형색색의 불꽃 사진을 찍었다. 독일에서 카이스트로 교환학생을 온 20대 한 학생은 “직접 본 것 중 최고의 쇼”라고 전했다. 프랑스인 보리스씨도 “불꽃이 아주 인상 깊었다며 “너무나도 행복한 밤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행사 관람을 위해 한강공원 주변으로 107만명이 몰리면서 혼란스러운 상황도 연출됐다. 축제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폭죽이 더 잘 보이는 언덕으로 이동하거나 길가에 멈춰섰다. 경찰과 주최 측인 한화 봉사자들은 끊임없이 확성기를 통해 “비상 통행로가 막혀있으니 이동해달라” “진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지 말라”고 외쳤다.
도로 위에서도 위험해 보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도로에 차량을 불법 주정차한 채 행사를 즐긴 일부 ‘얌체족’ 때문이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5일 오후 7시~8시45분 차량 수십 대가 강변북로 구리방향 도로 끝 차선에 멈춰선 채 불꽃을 구경했다. 천천히 주행하며 불꽃 사진을 찍는 운전자도 있었다. 이로 인해 차들이 몰리며 일대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일부 시민이 한강변 고층 아파트에 무단 침입하는 일도 있었다. 5일 여의도 주민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외부인이 간이의자와 와인·와인잔을 챙겨 들고 와 아파트 복도에 머무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들은 현관문 앞 복도에 의자를 놓고 축제를 보거나 시끄럽게 떠들어 쫓겨나기도 했다.
축제가 끝난 행사장 일대는 어김없이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음식물을 통째로 버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입도 먹지 않은 닭꼬치를 그대로 버리던 20대 남성 A씨는 “음식물을 따로 배출할 수 있는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줍던 60대 청소노동자 강모씨는 “밤 10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청소를 해도 안 끝난다”며 “특히 음식점이 너무 많아 쓰레기가 작년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축제 다음 날 한강공원에 나와 쓰레기를 줍는 이른바 ‘플로깅’을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스웨덴에서 시작됐다.
실제로 6일 오전 9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선 30명의 시민들이 모여있었다. 작은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든 채였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여의도테이스티’ 계정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황인호(31)씨와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모임인 ‘라운더스’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전날 축제가 끝난 한강공원 일대에서 쓰레기들을 주웠다. 황씨는 “언론을 통해 불꽃축제 다음 날 쓰레기가 많이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되고 난 후 플로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려견과 함께 쓰레기를 줍던 이한석(34)씨의 쓰레기봉투에도 누군가 버린 꼬치 대여섯 개가 들어 있었다. 이씨는 “아침부터 뜻깊은 일을 하게 돼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라운더스 모임장 박기훈(42)씨는 “청소를 시작한 지 10분 만에 각자 가져간 5ℓ 봉투가 가득 찼다”고 말했다.
쓰레기나 일부 도로 안전문제를 제외하면 행사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소방 당국은 지난 5일 오후 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63건의 구급 활동을 펼쳤다. 가벼운 찰과상과 어지럼증 등에 대한 현장 처치가 주를 이뤘다. 한화 측은 “올해 행사가 큰 사고 없이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며 “갈수록 시민의식이 높아지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한웅희 김승연 기자 h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얘야, 그 흙탕물 마셔도 괜찮겠니?… 신음하는 아프리카
- 역대급 인파, 역대급 쓰레기…‘불꽃축제’ 빛낸 진짜 시민들
- ‘불꽃 보고 위로 받으시길’… 매년 100억씩 쏟아붓는 한화
- “3시간에 1500만원 매출”… ‘불꽃축제 특수’ 편의점
- 돌연 가로수 쾅…‘중학교 동창’ 20대 3명, 교통사고 사망
- 文 “음주운전, 살인되기도”…딸 입건에 과거 발언 소환
- 티아라 지연·황재균, 결혼 2년만 파경…이혼조정신청서 제출
- “주현영 SNL 하차, ‘김건희 패러디’ 때문 아냐” [연예톡]
- ‘핑크 배지’만 보여주면 성심당 줄 안 선다
- ‘김여사 특검법’ 재표결 또 부결… 국힘 최대 4명 이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