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하이닉스처럼”…격해진 성과급 요구에 산업계 비상

김나연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nayeun0701@naver.com) 2026. 5. 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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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노조, 영업익 일부 성과급 요구
재계 “노란봉투법, 노조 투쟁 동력 돼”
정부 “과도한 해석…노사 대화 제도화”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1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삼정전자 사후조정 회의를 위해 조정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 (뉴스1)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성과급 갈등이 자동차·IT·바이오 등 전 산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노조들이 영업이익의 20~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노조 협상력을 과하게 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한 뒤 이와 유사하게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치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를 받고 있다. 중재가 결렬되면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반도체 생산 차질과 함께 1700여 개에 달하는 협력업체 피해도 불가피하다. 이번 파업으로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다른 업종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 13~15%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했고, LG유플러스 노조는 30% 지급을 요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영업이익 20%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며 창사 첫 파업에 돌입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25년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재계는 이러한 강경 투쟁 배경으로 노란봉투법을 지목했다.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경감되면서 노조의 법적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차적으로는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을 대규모로 지급한 사례가 영향을 줬다”면서 “여기에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파업이나 쟁의행위에 대한 부담이 줄어, 예전보다 훨씬 강경하게 교섭에 나서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정부는 노란봉투법과 최근 대기업 노사 갈등을 연관짓는 데 선을 그었다. 특히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은) 갈등 자체를 없애는 법이 아니라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노사관계의 해법으로 ‘대화’를 제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노조 사태가 불거진 후 잇단 공식 발언을 통해서도 “노사 문제는 노사 자치에 기반해 단체교섭 틀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등 주요 사업장의 협상 결과가 향후 산업계 전반의 성과급 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 노동 현장의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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