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40대 ‘소득 대비 부채 비율’ 5년 내 최고치

구정하 2024. 9. 1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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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0대의 '연간 소득 대비 대출 비율'(LTI)이 250%를 넘어 5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달 가계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강한 규제를 내놓은 것이 차츰 효과를 내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 대책이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어 아직은 향후 분위기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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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0대의 ‘연간 소득 대비 대출 비율’(LTI)이 250%를 넘어 5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소득의 2.5배라는 뜻으로, 주택 구매를 위해 ‘영끌’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은행권의 강력한 규제책에 지난달보다 다소 줄었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낙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18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40대 차주의 LTI는 253.7%로 지난해 4분기 253.5%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1분기 252.0%를 기록하고 지난해 3분기까지 250.9%로 차츰 하락하다 지난해 4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LTI는 50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연령대에서 전 분기보다 상승했다. 30대 이하의 평균 LTI는 지난해 4분기 238.7%에서 지난 1분기 239.0%로 올랐다. 60대 이상도 239.1%에서 240.8%로 상승했다. 차규근 의원은 “집값 상승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가계대출 급등의 주범인 주담대는 이달 들어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졌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8월 말 568조6616억원보다 2조1772억원 늘었다. 지난달에는 한 달 새 8조9115억원 불어나며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 폭등했던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2일 727조4332억원으로 8월 말 725조3642억원보다 2조69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한 달간 늘어난 가계대출은 9조6259억원에 달했다.

다만 주담대의 수도권 편중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이달 5대 은행의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69.6%인 2조1322억원이 수도권 주택과 관련한 대출이었다. 2021년 8월 71.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광풍’이 식지 않은 만큼 가계대출이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의 서울 지역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도 1만2783건으로 6월보다 41% 늘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제한에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뒤따라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또다시 가팔라질 위험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달 가계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강한 규제를 내놓은 것이 차츰 효과를 내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 대책이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어 아직은 향후 분위기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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