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철수 “총선 승리만 생각…차기 대권, 한가한 얘기”

정현수,박민지,손재호 2022. 10. 2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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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윤석열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선 여당이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해 제1당이 되는 방법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차기 대권을 얘기하는 건 참 한가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총선 이후 2027년 대선까지는 3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는다”면서 “총선에서 제1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3년간 잘못하면 다 날아갈 수 있는데, 무슨 대권을 생각하고 그러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당권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면서 대권주자급인 안 의원을 겨냥해 ‘대권·당권 분리’ 견제구가 날아들기 시작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총선에서는 반드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수도권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사령관을 해야지, 후방에서 사령관이 나올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 노원 병 지역구에서 초·재선을 지내고, 현재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3선에 당선된 자신이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하고 있는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서는 “빨리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이라는 건 원래 검찰 수사가 미진할 때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특검 요구를 일축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소통에는 문제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자주 연락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대통령이 얼마나 바쁜데, 꼬치꼬치 연락해서 시간 낭비를 시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윤 대통령과) 정말 필요할 때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답변을 받고 그렇게 한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당권 경쟁자 중에서 어려운 상대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안 의원은 인터뷰 도중 농담도 던지면서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당대표 공식 출마 선언은 언제 하나.

“출마 의사는 이미 밝혔다.

정식으로 전당대회 일정이 나오면 거기에 따라서 하게 될 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당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음 총선에서는 반드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

수도권 민심은 대부분이 중도층이다.

그 중도층에 대해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고민했고 또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저다.”

-중도층을 잡을 구체적 방안은.

“중도층은 굉장히 합리적이다. 정책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제가 지난 대선 때 지지율 17~18%까지 올라갔던 것도 초격차 과학기술 확보 같은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약했기 때문이다.”

-인지도는 높지만, 당심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저를 지지하던 분은 새로운 당에 잘 안착할 수 있을까 걱정들을 하고 있고, 국민의힘에 오래 계신 당원들은 저를 과연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을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제 숙제는 ‘이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이다.”

-어떻게 신뢰를 얻을 건가.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이 많이 돼 있다.

예를 들면 저는 어떤 분야든지 제 의견을 확실히 표명하는 사람이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판단이 끝나면 빠르게 결단하는 사람이다.

지난 10년 제 이력 돌아보라. 나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다.

아마도 직접 만나서 얘기하면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 아닌가 싶다.”

-지금의 야당(민주당)과도 같이 정치 활동을 했는데.

“그래서 민주당의 정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당내 유일한 사람 아닌가 싶다.

무엇이 약점인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잘 안다.

제가 다시 속을 일은 없다(웃음).”

-반대로 보수 당적을 가진 건 처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게 사실 2016년부터 반문재인·반민주당 전선에서 지금까지 일관되게 제 몸을 던져왔다.

2020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정권교체 기반을 만들었고,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을 통해 6·1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제 몸을 던져서 이미 증명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그런 사람 본 적 있나(웃음).”

-전당대회 시기는 언제가 적절한가.

“비어있는 사고당협 60여개를 채우고 당협 정비를 하면 몇 달이 걸린다.

또 4월에는 재보궐 선거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내년 4~5월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 시점에는 동의하나.

“제가 어떤 결정권을 가진 건 아니다.

의원총회 등을 통해 치열하게 논의한 다음에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차기 당대표와 관련해 대권·당권 분리 목소리도 나온다.

“다음 총선에서 제1당이 되기 위해서는 가용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대권주자 해당하는 사람 아무도 나오지 마라’고 했다가 다 말아먹으면 그것은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

그리고 다음 전당대회는 대통령 취임 2년차 상반기에 이뤄지는데, 이 시점에 대권주자란 것은 없다.

대권주자는 정권 후반에 나타나는 거지, 임기 초반에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하는 사람이 어딨나.”

-윤석열정부의 ‘연대보증인’으로서 현재 낮은 지지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많이 이길 줄 알고 착각하다가 0.73% 포인트 밖에 못 이겼다.

그때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무엇에 대해 어떤 사람들이 불만을 가졌던 건지 이런 것들을 연구했어야 했다.

그랬으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았을 것이다.”

-윤석열정부 성적표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많다. 인수위원장 할 때부터 이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음 총선에서 실패해서 윤석열정부가 5년간 아무것도 못 하게 되면 제게도 아무런 기회가 없는 것이다.”

-어떤 당정관계를 구상하는지.

“정부의 입장을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옳은 방향의 것들은 투쟁을 해서라도 관철시키고, 잘못된 방향에 대해서는 설득하고 비판하고 또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관계를 가져야 한다.

대통령실이랑 국회랑 100% 똑같으면 지지층 확장이 안 된다.

저는 확장성 면에서는 다른 후보들보다 훨씬 더 우위에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총선 차출설이 나온다.

“자질이 있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시기적으로 이르지 않나.

더 길게 보고 경험도 쌓고 할 시기로 보인다.

정현수 박민지 손재호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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