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철수 “총선 승리만 생각…차기 대권, 한가한 얘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윤석열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선 여당이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해 제1당이 되는 방법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차기 대권을 얘기하는 건 참 한가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총선 이후 2027년 대선까지는 3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는다”면서 “총선에서 제1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3년간 잘못하면 다 날아갈 수 있는데, 무슨 대권을 생각하고 그러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당권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면서 대권주자급인 안 의원을 겨냥해 ‘대권·당권 분리’ 견제구가 날아들기 시작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총선에서는 반드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수도권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사령관을 해야지, 후방에서 사령관이 나올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 노원 병 지역구에서 초·재선을 지내고, 현재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3선에 당선된 자신이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하고 있는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서는 “빨리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이라는 건 원래 검찰 수사가 미진할 때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특검 요구를 일축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소통에는 문제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자주 연락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대통령이 얼마나 바쁜데, 꼬치꼬치 연락해서 시간 낭비를 시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윤 대통령과) 정말 필요할 때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답변을 받고 그렇게 한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당권 경쟁자 중에서 어려운 상대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안 의원은 인터뷰 도중 농담도 던지면서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대표 공식 출마 선언은 언제 하나.
“출마 의사는 이미 밝혔다.
정식으로 전당대회 일정이 나오면 거기에 따라서 하게 될 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당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음 총선에서는 반드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
수도권 민심은 대부분이 중도층이다.
그 중도층에 대해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고민했고 또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저다.”
-중도층을 잡을 구체적 방안은.
“중도층은 굉장히 합리적이다. 정책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제가 지난 대선 때 지지율 17~18%까지 올라갔던 것도 초격차 과학기술 확보 같은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약했기 때문이다.”
-인지도는 높지만, 당심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저를 지지하던 분은 새로운 당에 잘 안착할 수 있을까 걱정들을 하고 있고, 국민의힘에 오래 계신 당원들은 저를 과연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을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제 숙제는 ‘이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이다.”
-어떻게 신뢰를 얻을 건가.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이 많이 돼 있다.
예를 들면 저는 어떤 분야든지 제 의견을 확실히 표명하는 사람이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판단이 끝나면 빠르게 결단하는 사람이다.
지난 10년 제 이력 돌아보라. 나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다.
아마도 직접 만나서 얘기하면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 아닌가 싶다.”
-지금의 야당(민주당)과도 같이 정치 활동을 했는데.
“그래서 민주당의 정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당내 유일한 사람 아닌가 싶다.
무엇이 약점인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잘 안다.
제가 다시 속을 일은 없다(웃음).”
-반대로 보수 당적을 가진 건 처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게 사실 2016년부터 반문재인·반민주당 전선에서 지금까지 일관되게 제 몸을 던져왔다.
2020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정권교체 기반을 만들었고,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을 통해 6·1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제 몸을 던져서 이미 증명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그런 사람 본 적 있나(웃음).”
-전당대회 시기는 언제가 적절한가.
“비어있는 사고당협 60여개를 채우고 당협 정비를 하면 몇 달이 걸린다.
또 4월에는 재보궐 선거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내년 4~5월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 시점에는 동의하나.
“제가 어떤 결정권을 가진 건 아니다.
의원총회 등을 통해 치열하게 논의한 다음에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차기 당대표와 관련해 대권·당권 분리 목소리도 나온다.
“다음 총선에서 제1당이 되기 위해서는 가용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대권주자 해당하는 사람 아무도 나오지 마라’고 했다가 다 말아먹으면 그것은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
그리고 다음 전당대회는 대통령 취임 2년차 상반기에 이뤄지는데, 이 시점에 대권주자란 것은 없다.
대권주자는 정권 후반에 나타나는 거지, 임기 초반에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하는 사람이 어딨나.”
-윤석열정부의 ‘연대보증인’으로서 현재 낮은 지지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많이 이길 줄 알고 착각하다가 0.73% 포인트 밖에 못 이겼다.
그때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무엇에 대해 어떤 사람들이 불만을 가졌던 건지 이런 것들을 연구했어야 했다.
그랬으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았을 것이다.”
-윤석열정부 성적표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많다. 인수위원장 할 때부터 이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음 총선에서 실패해서 윤석열정부가 5년간 아무것도 못 하게 되면 제게도 아무런 기회가 없는 것이다.”
-어떤 당정관계를 구상하는지.
“정부의 입장을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옳은 방향의 것들은 투쟁을 해서라도 관철시키고, 잘못된 방향에 대해서는 설득하고 비판하고 또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관계를 가져야 한다.
대통령실이랑 국회랑 100% 똑같으면 지지층 확장이 안 된다.
저는 확장성 면에서는 다른 후보들보다 훨씬 더 우위에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총선 차출설이 나온다.
“자질이 있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시기적으로 이르지 않나.
더 길게 보고 경험도 쌓고 할 시기로 보인다.”
정현수 박민지 손재호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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