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 30개월만 최대폭 감소…제조업 부진(종합)

세종=김혜원 2022. 11. 30. 11: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산업활동 동향' 발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세종=손선희 기자] 10월 생산이 1.5% 줄어 3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도 두달 연속 줄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0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4(2015년=100)로 전월보다 1.5%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7월(-0.2%), 8월(-0.1%), 9월(-0.4%)에 이어 넉 달째 감소세다. 이 지표가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2020년 1~5월 이후 29개월 만이다. 감소 폭도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타격권에 들기 시작한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3.5% 감소했다. 승용차 등 완성차 생산이 줄었고 반도체 조립 장비 생산도 감소한 영향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0.8% 줄었다. 2020년 12월(-1.0%)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0.4(2015년=100)로 0.2% 감소했다. 소비는 지난 3월(-0.7%)부터 7월(-0.4%)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가 8월 일시 반등했지만 9~10월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겨울철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의류 소비가 줄었다. 이태원 참사는 4분기 이후 소비 위축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소매판매가 주춤하면서 경기 회복 개선 흐름이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생산이 코로나19 사태 초기 경제충격에 준할 정도로 떨어진 것은 한국 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이 부진했던 탓이다. 특히 자동차, 기계장비 부문에서 생산 감소폭이 컸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강력한 봉쇄조치, 글로벌 긴축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2개월 연속 소비부진까지 겹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지난달 제조업 생산은 3.6% 줄어들면서 전체 광공업 생산(-3.5%)을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이처럼 부진했던 것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5월(-7.5%)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특히 자동차(-7.3%), 기계장비(-7.9%) 등에서 부진했는데, 최근 호조를 보였던 레저용 차량(RV) 생산이 조정 추이를 보였고 일부 차종은 생산이 중단되는 등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2.7%포인트 하락한 72.4%에 그쳤다. 워낙 수요가 불확실하다보니 생산 동력이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제조업재고는 전월대비 1.4% 줄었다. 다만 재고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마냥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어 심의관은 "반도체 재고가 줄어든 영향이 컸는데, 업황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수요가 둔화됐다"며 "재고를 어떻게든 소진하기 위해 생산을 낮추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도 두 달 연속 위축 흐름을 이어갔다.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4.5%) 소비가 부진했고, 지난달 기온이 평년과 달리 따듯한 날씨가 많았던 탓에 간절기 의류판매도 줄었다.

경기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과 동일했고, 경기예측에 활용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99.2를 나타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개월 연속 하락세다. 대외 불확실성 요인에 더해 최근 대내적으로도 고물가 기조 장기화·금리인상·화물연대 파업과 같은 악재가 더해지긴 했지만, 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아직 경기흐름의 전환을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다는 판단이다.

기획재정부는 "국제유가 하락, 공급망차질 완화 등 긍정적 요인도 있으나 수출 감소세 지속,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영향 등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소비·투자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증가, 월드컵 특수 등 긍정적 요인도 존재하나 이태원사고 영향, 반도체·부동산 경기 하강, 아직까지 높은 물가수준, 금리 상승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민생 안정에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투자 활력 제고 및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