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트럼프 정조준" 현대가 미국에 건설하는 제철소의 비밀

조회 165,6782025. 4. 7.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날드슨빌에 8조5000억원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국 시장 공략 전략의 핵심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왜 도날드슨빌인가?

도날드슨빌은 미시시피강 하류에 위치한 교통 요충지로, 강을 통해 미국 북부 미네소타부터 남쪽 멕시코만까지 물류 이동이 가능하다. 이 지역은 물류 효율성뿐 아니라 저렴한 전기료와 세제 혜택 등 전기로 제철소 운영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신규 가동되는 HMGMA와도 인접해 있어 물류비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연간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건설한다. 이는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로, 고로 방식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75%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이 제철소는 직접환원철(DRI) 생산 설비와 전기로, 열연 및 냉연강판 생산 설비로 구성되며,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투자 자금 조달 방식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은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5대 5 비율로 조달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투자금액 중 절반 정도를 그룹과 현대제철, 기타 투자자의 지분 출자로 마련하고, 나머지는 외부 차입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현대제철이 유상증자가 아닌 합작법인(JV) 형태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10곳 이상의 회사로부터 지분 투자 제의를 받은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JV의 지분 25~30% 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현대제철의 출자 금액은 약 1조2743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별도기준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1조8741억원)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돌파구

이번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본격 가동하면서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을 합쳐 연간 100만대 생산 체제를 완성하고, 향후 12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수직계열화 전략을 미국에서도 실현하는 정의선 회장의 큰 그림이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

현대제철의 미국 진출은 국내 철강 산업 침체를 극복하고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미국 철강시장은 견고한 수요와 높은 가격, 미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투자로 당진제철소와 순천공장 등 국내 생산거점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국내외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적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