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8도 안되네…‘보릿고개’ 넘는 한국 화장품, 베트남 대체론도 솔솔
중국 화장품 시장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흐름을 보이면서 ‘K-뷰티’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 다변화가 절실한 가운데, 북미·일본과 함께 베트남이 화장품 대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이커머스 업계 최대 쇼핑 행사로 불리는 ‘618 축제’에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주요 업체들이 618 행사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순위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티몰에 따르면, 618 기간(현지시간 1~18일) 중 스킨케어 판매 톱 5 브랜드는 로레알·랑콤·에스티로더·프로야·올레이였다. 메이크업·향수 부문에서는 로레알 그룹에 매각된 스타일난다의 3CE가 1위, 이어 에스티로더·이브생로랑(YSL)·화시쯔·아르마니 순이었다. 한국 브랜드는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 플랫폼 페이과 등에 따르면 틱톡(더우인) 스킨케어 부문 판매 상위 10개 브랜드에는 LG생활건강의 브랜드 후가 포함됐다. 순위는 7위로 지난해 2위에서 급락했다.

LG생건 관계자는 “상반기는 618, 하반기는 광군제가 양대 소비 축제인데, 중국의 전체적인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행사 매출 자체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중국의 제로 코로나19 정책 동안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이 불면서 자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애경산업은 전년 대비 판매액이 22.6% 성장하는 등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거뒀다고 이날 밝혔다. 에이지투웨니스, 루나 등이 618 쇼핑축제 기간 주요 온라인 쇼핑 채널에서 약 157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다. 중국에서도 엔데믹 이후 메이크업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고, 618 전용기획 세트를 구성하는 등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K-뷰티의 해외 시장 다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북미·일본과 함께 베트남이 대체 화장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규모는 작지만,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날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 화장품의 대(對)베트남 수출액은 1억8759만 달러(약 2461억원)로, 중국·미국·일본·홍콩에 이어 5위였다.
순위는 지난해와 같지만, 성장세가 빠르다. 올해 2~5월 베트남으로의 화장품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43.4%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기간에 중국과 일본은 각각 25.7%, 5.3% 감소했고, 미국과 홍콩은 각각 13.8%, 16.7% 상승했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트남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30%로 유럽연합(23%), 일본(17%), 태국(13%), 미국(10%)보다 독보적으로 높다. 한류의 세련된 이미지에 힘입어 K-뷰티가 젊은 층 사이를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의 미용·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15억 달러(약 1조9500억원)에서 2027년에는 27억 달러(약 3조5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1억 명에 가까운 베트남 인구 중 30세 미만이 절반에 달하는 인구 구조도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업계는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한류 열풍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지역은 ‘넥스트 차이나 1번지’로 꽤 오래전부터 주목해왔던 시장”이라며 “올해 1분기 기준 아시아 전체 매출은 중국의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떨어졌지만, 아세안 시장은 오히려 성장했다”고 밝혔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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