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갑 채워 체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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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이주노동자가 고용노동부에 임금 체불로 진정을 제기했다가 '협박을 받는다'는 사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져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인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주민지원단체는 "협박을 받는다며 허위 신고한 사용자는 내버려두고, 임금체불 피해자는 경찰이 현행범으로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게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느냐"며 관련 제도 보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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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기자]
▲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팅씨가 지난 11일 창원고용노동지청에 체불임금 진정 조사를 받은 뒤 불법체류자로 경찰에 체포됐다. |
ⓒ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고용노동부에 임금 체불로 진정을 제기했다가 '협박을 받는다'는 사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져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인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주민지원단체는 "협박을 받는다며 허위 신고한 사용자는 내버려두고, 임금체불 피해자는 경찰이 현행범으로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게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느냐"며 관련 제도 보완을 제시했다.
22일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에 따르면, 베트남 이주노동자 탕(가명, 34)씨는 지난 11일 사용자와의 대질조사를 위해 창원고용노동지청에 출석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인계된 탕씨는 엿새 동안 보호실에서 지내다가 지난 16일 보증금을 내고 '보호일시해제'로 풀려났다. 치료나 소송, 고액의 임금체불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미등록 체류자라도 일정 기간 '보호일시해제'를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탕씨는 경남 창녕에 있는 한 공장에서 2019년 10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일했으나, 퇴직금과 임금 1000여만 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 3월 업무 중 사고로 왼쪽 쇄골골절상을 입었지만 적절한 치료와 보상을 받지 못해 지금도 통증을 느낀다고 했다.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관계자는 "탕씨가 산재 이후에도 치료와 휴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베트남에서 보내온 약을 먹으며 일했다고 한다"면서 "사용자가 협박을 받는다고 신고했다는데, 집이나 회사도 아니고, 고용노동청 사무실에서 협박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퇴직금 받으려다 체포된 탕씨는 지금도 충격과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권리구제를 우선해야 할 국가기관들이 본연의 직무를 방기하고, 임금체불과 산재 미보상 피해 노동자를 체포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처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범죄피해와 인권침해 구제 등 법무부령으로 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은 불법체류자 통보 의무를 면제하고 있는데, 정작 노동관계법령 피해구제는 이 조항에서 배제돼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노동관계법령 위반 피해로 조사받을 경우에도 '통보의무 면제조치'를 조속히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탕씨의 주장에 대해 해당 공장 대표는 "퇴직금, 임금을 주지 않겠다고 한 사실이 없다. 주겠다고 했다. 은행 통장이 본인 것인지 확인이 되지 않아 회사에 직접 와서 받아가라고 했던 것"이라며 "고의적으로 주지 않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산재와 관련해선 "일하다가 다쳐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치료를 받았다"며 "환자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불법체류자에 대한 산재 인정 여부가 애매해 알아보는 중이었다. 치료 조치를 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탕씨가) 몇 차례 '왜 돈을 주지 않느냐'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다른 동료들과 함께 저한테 해코지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고 불안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서 관계자는 "불법체류자는 체포를 해서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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