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디에이치 떼고 '압구정' 단다…부촌 1번지 이름값 전쟁[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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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수주를 노리는 국내 1·2위 건설사가 자사 브랜드를 스스로 내려놨다.
압구정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 동네 집주인들은 건설사가 정해준 규격화된 하이엔드 브랜드보다 압구정이라는 상징성이 담기길 원한다"며 "압구정3구역의 경우 공사비만 3조원을 넘는다. 건설사가 을(乙)이 될 수밖에 없는 규모"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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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이름이 시공사 브랜드 만들어"
수조원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수주를 노리는 국내 1·2위 건설사가 자사 브랜드를 스스로 내려놨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각각 '래미안'과 '디에이치' 대신 '압구정'을 넣기로 한 것이다. '압구정' 자체가 하이엔드 브랜드로 부상한 모습이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에서 '컬리넌 압구정'이라는 명칭을 대안설계 콘셉트로 제시했다. 압구정이라는 상징적 입지를 선점하기 위해 조합 측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컬리넌 압구정'은 압구정의 보석이라는 설계 콘셉트를 담은 이름"이라며 "정식 단지명은 향후 조합원 의견 수렴과 조합총회 의결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셉트명대로 단지명이 확정될 경우, 삼성물산이 단독 시공을 맡는 일반 아파트에서 '래미안'을 떼고 들어가는 첫 사례가 된다.
현대건설도 시공을 맡은 압구정2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포기하고 '압구정 현대'라는 고전적인 명칭으로 회귀할 조짐이다. 현대건설은 아예 '압구정 현대'라는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해 압구정이라는 지명과 '압구정 현대아파트' 원조 이미지를 함께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압구정 현대'와 '압구정 現代' 등 '압구정'을 넣은 상표를 무더기로 출원했다.
총 6구역 중 유일한 경쟁 입찰 구역인 압구정5구역에서도 '압구정' 쟁탈전은 치열하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 DL이앤씨는 '아크로 압구정'을 제안하며 격돌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자사 브랜드보다 압구정이라는 단지명 배치에 사활을 걸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동 상징인 갤러리아 백화점까지 이름에 끌어들이며 주민들 소속감을 자극하고 있다. 압구정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 동네 집주인들은 건설사가 정해준 규격화된 하이엔드 브랜드보다 압구정이라는 상징성이 담기길 원한다"며 "압구정3구역의 경우 공사비만 3조원을 넘는다. 건설사가 을(乙)이 될 수밖에 없는 규모"라고 했다.

압구정동은 원래 한강변 모래밭이었다. 1970년대 초 현대건설이 경부고속도로 공사용 중장비를 보관하려고 공유수면을 매립해 확보한 땅이다. 1976년 압구정 현대 1·2차가 처음 분양됐을 때만 해도 인기가 없었다. 자가용도 흔치 않던 시절이라 강북에서 다리 건너 한강 너머의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러다 7차까지 입주가 끝난 1980년대 초 분위기가 달라졌다. 현대그룹 임원들이 자리를 잡았고, 기업인·전문직·연예인이 따라 들어오면서 압구정은 한국의 '원조 부촌'으로 굳어졌다.
압구정2구역 신현대(현대9·11·12차) 183㎡(61평·12층)은 지난해 12월 128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평당 2억984만원이다. 한남동 나인원,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같은 신축 대장 단지의 평당가를 모두 앞선다.
압구정에서 시공사 브랜드를 거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압구정3구역에 있는 현대아파트 65동은 2000년대 초 DL이앤씨가 리모델링을 맡아 새로 지었지만 단지 주민 반대로 외벽에 '아크로빌' 로고가 붙지 않았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도 대부분 '현대 65동'으로만 돼 있거나 괄호 안에 '대림아크로빌'을 넣는 식으로 등록돼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다른 동네는 시공사 브랜드가 단지값을 끌어올리지만 압구정은 단지 이름이 시공사 브랜드를 만든다"며 "압구정동 주민들은 특정 시공사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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