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역 공무원이 선거 관리 업무 겸업…지난해 '투표용지 1장 부족' 사고

유성운 2026. 6. 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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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3일 치러진 지방선거 중 서울시장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개표가 지연된 상황을 전하는 일본 언론. 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캡쳐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하지 못하는 이례적 사태.”
일본 언론도 3일 치러진 한국 지방선거 중 서울시장 선거에서 일어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중 있게 다뤘다.
아사히신문은 4일 “서울 시내 일부 투표소의 용지가 부족해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한 채 마감 시간을 맞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시간을 연장하는 이례적 조치를 취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고,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가 지나도 투표하지 못하는 이례적 사태가 발생했다”며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후 6시가 지난 시점에는 방송사들이 출구조사 결과를 공표한 상태여서, 일부 유권자는 결과를 안 상태에서 투표할 수 있는 상황이 돼 파문을 불렀다. 서울의 회사원 남성(28)은 부정선거가 틀림없다. 서울시장 선거는 다시 해야 한다’며 분개한 모습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서울의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혼란이 발생했다”며 “앞으로도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되고, 심지어 출구조사와 일부 지역의 개표 상황을 지켜보면서 투표가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후 이로 인한 파장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한국에서 3일 치러진 지방선거 중 서울시장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개표가 지연된 상황을 전하는 일본 언론.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캡쳐

일본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있지만, 한국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일단 소속이 다르다. 한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기관으로 독립된 단일 조직이지만, 일본에서는 선거를 총괄하는 중앙선거관리회(中央選擧官管理會)가 한국의 행정안전부에 해당하는 총무성의 부속 기관이다.

또한, 선거의 실제 진행은 일본의 지자체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과 시구정촌(市區町村)에서 독립적으로 맡아 중·참의원과 지방선거를 관리한다. 중앙선거관리회는 조언이나 권고를 하는 정도의 역할이다.

즉, 한국이 중앙선관위를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구조라면, 일본은 총무성 산하 중앙선거관리회와 도도부현·시구정촌 선거관리위원회가 역할을 나눠 맡는 분산형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차이는 상주 인력이다. 일단 일본 중앙선거관리회도 중앙위원(5명)은 국회가 지명해 총리가 임명하는데, 임기는 3년이다. 지명으로 뽑는다는 점은 한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아래 실무 인력은 다르다. 한국은 선관위에서 실무 담당 직원들을 소속 공무원으로 별도 채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23년, ‘아빠 찬스’, ‘친척 찬스’ 등으로 불리며 선관위 고위직 자제나 친인척들의 채용비리 의혹이 일기도 했다.

반면, 일본은 한국처럼 선거행정직 공무원을 별도로 채용하지 않고, 일반 공무원들이 순환배치나 겸직으로 맡도록 한다. 중앙선거관리회는 총무성의 공무원들이, 도도부현이나 시구정촌의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도청이나 현청의 공무원들이 선거 기간에 집중 배치돼 선거 행정을 다루는 식이다.

도쿄도 홈페이지에도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을 도청 업무의 하나로 소개하면서, 지방의 선거관리위원회를 보조하기 위해 사무국이 설치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선거 기간 집중되는 겸직 기간은 “선거 공시·고시 1개월 전부터 선거일 1주일 후까지의 범위로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보니 선관위가 선거 기간 중 발생하는 주요 논란이나 시시비비를 실시간으로 다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선거법 위반 등의 주요 논란이나 다툼은 선거관리회가 아니라 각 도도부현 경찰이 선거위반단속본부를 설치해 맡아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 후 선거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심사 청구에 대한 결정 등은 중앙 선거관리회가 맡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도 투표용지 부족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2025년 7월 참의원 선거 당시 지바현 노다시 제16투표소에서 투표 종료 전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1장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노다시 측은 투표소 안을 뒤졌지만, 결국 찾지 못해 ‘같은 유권자에게 2장을 교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뒤, 유감을 표명했다. 투개표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다만 일본에서는 무더기 투표 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된 적은 없었다.

도쿄=유성운 특파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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