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법정서 유한기 문자 공개…입수 경위는 안 밝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과 고(故)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자신이 황 전 사장의 퇴직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반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6회 공판에서 이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한 황 전 사장에게 직접 질문했다. 황 전 사장의 '사퇴 종용 논란' 당일로 지목된 2021년 11월5일 황 전 사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답하자, 이 대표는 "우리가 가진 것이 있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황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왜 사장님 퇴직 문제를 대장동에 엮고 언론플레이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중략) 저는 왜 사장님의 부끄러운 문제를 대장동에 묶고 저의 양심 선언을 운운하고 거짓 언론 플레이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는 답신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황 전 사장은 오전 7시40분에 문자를 보냈고, 유 전 본부장은 9시42분에 답문자를 보냈다.

이에 황 전 사장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검찰 역시 해당 내용을 증거로 제출해달라며 어떤 경위로 확보된 것인지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유한기가 아는 지인에게 보낸 내용"이라며 "그 사람을 아는 사람을 제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입수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사전에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기에 더 이상의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검찰 주신문에서는 이 대표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았는지 여부를 두고 논박이 오갔다.

앞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며 허위사실을 말했다는 공소사실과 관련해 황 전 사장은 2015년 1월 9박11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로 떠난 출장을 "이 시장 재선 이후 측근 위로 차원에서 간 여행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 변호인은 피고(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안다고 인식했던 정황을 검찰이 명확하게 증명해 내야 한다며 검찰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변론했다.

다만 증인으로 출석한 정민용 변호사는 김 전 처장이 2017년 3월7일 당시 성남시장인 이 대표의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정 변호사는 "(김 전) 처장님이 저한테 말해서 그 부분을 명확하게 기억한다"며 "자랑하듯이 얘기를 했고, (이재명) 시장님이 직접 전화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