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의 계절 ‘성큼’…금리 인하·밸류업 효과에 매력 ‘쑥’
금융·통신주 상승세 부각에 외국인 순매수 집중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 속 유망 투자처 등극
연말 배당주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배당주 플레이’가 활발해진 분위기다. 글로벌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에 의한 기대감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까지 더해지면서 배당주의 매력도가 보다 부각되는 모습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50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이달(10월 2~24일) 약 1.65%(2995.59→3045.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75%(2561.69→2581.03)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오름 폭이 크다.
대표적인 배당주인 금융·통신 업종들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 구성종목 중 하나인 KB금융은 이달에만 무려 14.64%(8만1300→9만3200원) 올랐다.
또 다른 구성종목들인 메리츠금융지주(9.03%·9만6300→10만5000원), KT&G(4.59%·10만4500→10만9300원), 삼성화재(3.9%·33만3500→34만6500원), SK텔레콤(3.06%·5만5600→5만7300원) 등의 강세도 포착된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금융·통신주에 집중된 상황이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금융주인 KB금융(6위·1088억원), 삼성생명(9위·869억원), 우리금융지주(10위·812억원)와 통신주인 KT(7위·1025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통상 배당주는 ‘찬바람 불 땐 배당주’라는 말과 함께 10월부터 수요가 몰리기 시작한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배당 절차를 개선하면서 연말 배당보다 1분기 이후 배당하는 이른바 ‘벚꽃 배당’이 늘었으나, 하반기에도 배당주에 향하는 관심이 여전한 셈이다.
배당주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바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금리 인하’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우선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며 통화 완화 사이클을 개시했다. 국내 한국은행 역시 이달 11일 4년 5개월 만에 금리 인하(3.5%→3.25%, 0.25%포인트)에 나섰다.
금리가 하락하면 이자소득이 감소해 배당소득 매력이 올라가고,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금리 인하기에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 필요성이 커지면서 배당주가 유망 투자처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내 이뤄질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재조정)에도 주목된다. 지난달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기 전까지 KB금융·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주와 통신주들이 다수 편입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해당 종목들이 미편입됐기 때문이다.
이후 시장에서 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의 밸류업 지수 편입 요구가 꾸준히 거센 만큼 연말 리밸런싱 과정에서 편입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다수의 금융·통신주들이 강력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밸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궁긍적인 주주환원율의 확대 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큰 수혜가 기대된다는 진단이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이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다면 그 자체에 따른 효과뿐 아니라 향후 밸류업 지수 신규 편입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대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자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당주에 자금을 넣어두는 게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방어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미국 대선 이슈로 단기 투자할 종목을 선별하기 쉽지 않다”며 “배당주 투자 전략을 취해 배당금으로 최소 수익을 확정한 후 미국 대선이 마무리된 뒤 국내외 증시 상황을 살펴보는 게 용이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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