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에 훨씬 불리” 연금개혁 ‘자동조정장치’ 도입 논란
김은빈 2024. 10. 25. 06:02
국민연금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할 경우 젊은층에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현재도 받는 액수가 너무 적다 보니 ‘용돈연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지나치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2%의 모수개혁만 실시할 경우 젊은층이 받게 될 총연금액이 다른 연령층보다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05년생(20세)의 총연금액은 기존 2억8492만원에서 2억9861만원으로 4.8% 증가했다. 1995년생(30세)은 2억9247만원에서 3억260만원, 1985년생(40세)은 3억1371만원에서 3억229만원, 1975년생(50세)은 3억5637만원에서 3억5939만원으로 늘어났다. 증가율은 각각 3.5%, 2.1%, 0.7%로 집계됐다.
반면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전 연령층이 비슷한 비율로 삭감됐다. 2036년부터 도입된다고 가정해봤을 때 20세의 총연금액은 2억9861만원에서 2억5339만원으로 15.1%가 줄어든다. 30세, 40세, 50세는 모두 16.3%씩 깎였다.
자동조정장치 도입 시 젊은층이 노후 최소생활비에 크게 못 미치는 연금액을 수령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특별한 질병 등이 없는 상태에서 최저 생활을 유지하는 데 드는 최소 생활비는 개인 기준 88만8000원이었다. 적정 생활비는 월 132만2000원이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민연금 재정 전망 시나리오’ 자료를 보면, 정부의 연금개혁안 대로 모수개혁 후 2036년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1995년생 가입자의 2070년 연금액은 370만6000원에서 324만4000원으로 12.5%나 줄어든다. 이를 현재 가치로 계산하면, 59만1000원에 불과하다.
연금액 삭감이 불가피한 자동조정장치의 특성 때문이다. 자동조정장치는 기대여명, 3년간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폭 등 거시 변수에 따라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물가상승률 만큼 연금액을 올리는 지금과 달리,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연금액이 물가보다 적게 오른다.
예컨대 현재 연금 수령액이 100만원일 경우 물가가 3% 오르면 내년엔 103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그런데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수령액이 달라진다. 3년간 보험료 납부자가 평균 0.7% 감소하고, 기대수명은 0.3% 늘어났다고 가정했을 때 물가인상률 3%에서 변동된 1%를 뺀 2%만 연금액을 인상해 총 102만원을 받게 된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젊은층에게 훨씬 불리하다”며 “젊은 세대는 기대여명이 더 길고, 국민연금 가입 기간도 더 많기 때문에 자동조정장치를 통해 깎이는 폭도 더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1995년생은 2070년에 59만원 밖에 못 받는다는데, 이는 노후 최소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매달 보험료 냈는데, 적정 생활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며 “연금개혁안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고 비판했다.
다만 정부는 미래 연금액은 유동적이며, 크레딧 지원 같은 정책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는 24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미래 연금액은 할인율, 개인별 소득 수준 및 가입 기간, 제도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자동조정장치는 적용 방안, 발동 시기 등에 따라 개인 연금액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만큼 연금 재정, 노후 소득보장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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