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승인 없는 이란전쟁 중단’ 결의안, 미 하원 통과

미국 연방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자적인 대이란 군사 행동 권한을 강력하게 제약하는 결의안을 가결하며 백악관을 압박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한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의회 양원 중 한 곳이 대통령의 군사 권한에 제동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원은 3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주도한 ‘전쟁 권한 결의안’을 찬성 215표, 반대 208표로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임박한 공격’을 방어해야 하는 긴급한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의회의 사전 승인 없이 이란 내 적대 행위에 미군을 투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이미 투입된 미군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철수를 강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초 이 결의안은 부결이 예상됐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 토머스 매시, 톰 배럿,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워런 데이비슨 등 4명의 의원이 찬성 표결에 동조하는 ‘반란표’를 던지면서 전세가 뒤집혔다.
공화당 지도부는 표결 전 내부 단속을 위해 의사일정까지 한 차례 연기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이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란전 개시 이후 하원에서 앞선 세 차례의 결의안이 부결됐고 이번 공화당 일부 의원의 가세로 네 번 만에 통과된 것이다.
민주당 그레고리 믹스 의원은 “준비 없는 전쟁으로 미국이 끝없는 수렁에 갇혔다”고 비판하며 외교적 해법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번 결의안이 법적 효력을 갖는 실제 법률로 발효되기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
하원을 통과한 결의안이 발효되려면 상원에서도 동일한 내용이 가결돼야 한다. 상원에서 통과돼 행정부로 이송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된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양원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백악관이 추진하던 주요 법안들이 공화당 내부 반발로 제동이 걸린 사례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 수뇌부 간의 균열이 본격화되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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