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G 13골' 이재성, 당연히 레전드다!…"후배들 초심 잃지 않고 노력하길"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용인, 김환 기자) 이재성은 이번 소집이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의미 있는 소집이 됐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재성은 대표팀 전체가 이번 2연전 승리를 통해 자신감이 생겼지만, 엄지성이나 배준호 등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쌓은 경험이 향후 커리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면서 후배들을 챙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 홈 경기에서 두 골을 실점했지만 오세훈, 오현규, 이재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한국(승점 10)은 이라크(승점 7)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벌리면서 B조 선두 자리를 굳혔다.
B조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히는 요르단과 이라크를 만나는 10월 A매치 2연전에서 연이은 승전보를 울리면서 지난달 오만 원정경기 승리 포함 3연승에 성공했다.
요르단전에 이어 이라크전에도 선발 출전한 이재성은 이날 1골 1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후반 29분 집중력을 발휘해 오현규의 추가골을 도왔고, 후반 38분에는 이명재의 크로스를 날카로운 헤더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요르단전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헤더로 골맛을 본 이재성이다.
어느 덧 A매치 92경기 13골을 기록했다. 내년엔 A매치 100경기 돌파에 따른 센추리클럽 가입이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성은 또 부주장으로서 임시 주장 김민재를 경기장 안팎에서 도와 선수단을 이끌고, 경기장 위에서는 높은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를 괴롭혔다. 경기 후 이라크의 헤수스 카사스 감독도 이강인 외에 가장 위협적이었던 선수를 묻는 질문에 이재성의 등번호인 10번을 언급했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이재성은 "홈 팬들 앞에서 이렇게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다. 무엇보다 이번 대표팀 소집이 큰 의미가 있는 소집이었던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이 너무나 좋은 활약을 해줬고, 이런 좋은 경험들이 앞으로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이번 2연전을 통해 자신감을 많이 찾은 것 같다. 좋은 경기력도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앞으로 최종 예선을 치르는 데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이런 경험이 정말 중요한데, 앞으로 중요한 경기들을 할 때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성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까지는 주로 측면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홍명보 감독 아래에서는 중앙에서 활약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에 대해 이재성은 "개인적으로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이라며 "감독님께서 믿고 의지해 주고 계셔서 나도 즐겁게 축구를 하고 있다. 워낙 뛰어난 동료들이 있기 떄문에 더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면서 홍 감독과 대표팀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또 "개인적으로 승리만큼 뜻깊은 활약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기회를 잡는 게 쉽지가 않은데,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는 모습들이 너무 훌륭했다. 팀에서의 경기력이 소속팀에서 자신감으로 이어질 거고, 그런 것들이 쌓여서 좋은 선수로 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이재성은 "개인적으로 과소 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한국을 대표해서 뛰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하는 거고, 다른 선수들은 그 선수들의 장점을 경기장에서 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성은 지난달 소집 당시 아시아 최종 예선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다행히 대표팀은 초반 우려와 달리 4경기에서 3승 1무를 거두면서 순항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이재성은 "(지난달은) 아무래도 감독님의 첫 경기였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현재 대표팀에 해외파가 많은데, 해외파 선수들이 시즌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 계속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이재성은 어린 선수들을 수 차례 언급하면서 후배들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본인과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엄지성이나 배준호를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나는지 묻자 이재성은 "(두 선수들이) 나보다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벌써부터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래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기대가 된다. 어린 선수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의 잔디에 대해서는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도 "지난 경기보다는 많이 만족스러웠다. 이런 것들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너무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신경을 쓰시길 바란다. 이런 환경들이 좋아져야 한국 축구가 발전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노력하는 만큼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2년생 동갑내기 절친 손흥민의 부재를 두고도 입을 열었다. 이재성은 "사실 (손흥민이 없어서) 부담이 많이 됐던 것 같다"며 "(손)흥민이가 워낙 오랫동안 같이 했고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나도 많이 의지했다. 이번 소집을 통해 흥민이의 빈자리를 더 많이 실감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이재성은 "흥민이와 연락을 계속 했고, (흥민이가) 우리 선수들에게도 응원을 해줬기 때문에 그런 응원을 받고 나도 더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김)민재도 주장 경험을 통해 앞으로 대표팀을 이끄는 데 있어서 중요한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재성은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달고 있는 등번호 10번에 대해 "사실 너무 영광스러운 번호인 것 같다"며 "대표팀의 10번이라는 번호가 너무나 상징적인 번호이기 때문에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그 다음에 받는 선수가 더 편하게 (번호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용인미르스타디움, 김환 기자/용인미르스타디움, 박지영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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