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철인 포수’ 강민호 “어느새 2338경기 뛰었네요”
‘로봇 철인 28호’처럼 튼튼하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39)가 프로야구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강민호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번 타자·포수로 출전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강민호는 이로써 통산 2338경기에 나섰다. 박용택(45·은퇴)이 보유한 최다 출장 기록(2237경기)을 넘어섰다.
이날 잠실구장을 직접 찾아 꽃다발을 전한 박용택 해설위원은 “전지훈련 때 강민호에게 ‘꽃이라도 보내줘야 하냐’고 물었더니, ‘그러면 고맙죠’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박 위원은 “민호는 20세 때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지금까지 뛰었다. 나보다 더 나은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선 이반 로드리게스가 포수로서 2543경기를 뛰었는데, 그 기록까지 넘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1년 말 삼성과 4년 최대 36억원에 사인한 강민호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직 끝이 아니다. 더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예전엔 마흔이 되면 은퇴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더 오래 뛸 수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강민호는 지난해 타율 0.290, 16홈런·77타점을 기록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스탯티즈 기준)는 구자욱(4.78)에 이어 삼성 야수 중 2위(3.80)였다.
올해도 개막하자마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23일 KT 위즈와의 개막전에서 홈런을 터트리는 등 타율 0.333(12타수 4안타·27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원숙미를 더한 투수 리드도 수준급이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를 잘 이끌면서 15년 만의 개막전 2연승을 이끌었다. 27일 LG전에선 상대가 베이스를 비운 사이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리는 주루 플레이까지 선보였다.
올 시즌 하위권으로 평가됐던 삼성은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넌까지 3명의 외국인 선수가 빠르게 적응하면서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다. 김재윤·임창민이 더해진 불펜도 지난해보다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강민호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다시 한 번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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