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사 빙자해 체불한 경비노동자 퇴직금 지급하라"
[장재완 기자]
▲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대전경비관리지회와 대전경비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은 30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비노동자 재입사 처리를 빙자한 퇴직금 미지급을 규탄한다"며 퇴직금 지급과 노동청의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
ⓒ 오마이뉴스 장재완 |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대전경비관리지회(아래 노조)와 대전경비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아래 사업단)은 30일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비노동자 재입사 처리를 빙자한 퇴직금 미지급을 규탄한다"며 퇴직금 지급을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M경비 용역업체 소속이었던 이하복씨는 2023년 8월 1일 부터 대덕구 비래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 노동자로 근무를 시작했다.
그런데 6개월가량 근무를 한 올해 1월 31일 회사는 이씨에게 다른 아파트로 근무지를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이씨에게 시설관리경력이 있으니 새로운 곳이 적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씨는 다음 날부터 새로운 아파트에서 근무를 했다. 단 하루의 근무공백도 없었고, 소속 회사도 동일했으며, 4대보험도 계속해서 유지됐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올해 9월 개인사정이 생겨 퇴직하게 됐고, 퇴직금 지급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씨는 같은 회사에서 14개월을 일했으니 당연히 퇴직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회사는 근무지를 옮길 당시 '퇴직 후 재입사'한 것이라며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거부했다는 것.
이에 이씨는 노조와 사업단을 찾아 억울함을 호소했고, 노동청에도 임금 체불 신고를 한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노조와 사업단은 "이번 사건은 경비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노동 착취와 불법적인 퇴직금 미지급 관행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3개월짜리 초단기 계약이 난무하면서 경비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은 꿈도 꾸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 더욱이 1년 이상 근무하고도 근무지 변경이 곧 재입사를 의미한다면서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는 회사의 횡포에 경비노동자들은 말 한마디 못하고 착취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용역회사의 요청으로 근무지를 변경하였고, 단 하루의 공백도 없이 계속하여 일 했으며, 사직서 한 번 쓰지 않았는데, 어떻게 퇴사 후 재입사로 처리될 수 있는가"라고 따진 뒤 "심지어 경비용역회사는 4대보험 상실 및 취득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회사가 퇴사를 공식적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 후 재입사 처리를 통해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는 이런 편법적인 조치는 경비노동자의 노동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불법적인 행위이며, 법적·도덕적으로 전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대전경비관리지회와 대전경비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은 30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비노동자 재입사 처리를 빙자한 퇴직금 미지급을 규탄한다"며 퇴직금 지급과 노동청의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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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들은 용역회사를 향해 미지급 퇴직금을 즉시 지급하라고 촉구하고, 대전지방노동청과 관계 기관을 향해 경비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보장 방안과 경비용역업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이상호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장 직무대행은 "1년 이상 일한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회사의 의무다. 근로기준법에도 명시가 되어 있고 모두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그런데 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은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용역업체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쪼개기 계약을 하는 관행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선재 대전경비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 공동대표는 "퇴직금은 법적으로 회사가 당연히 줘야 될 돈이다. 그 돈이 아까워서 꼼수를 동원해 체불까지 해야 했나, 도대체 그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궁금해서 전자공시시스템과 법원 등기소에 공개된 자료를 찾아봤더니, 2023년 총 매출이 304억 원이었고, 1억2천만 원짜리 법인 차량도 샀다고 나와 있었다"며 "회사 소속 경비원들이 밤이고 낮이고 뼈 빠지게 일해서 벌은 돈으로 그렇게 펑펑 쓰면서 겨우 200만 원 남짓 되는 퇴직금 주는 게 그렇게 아까웠나"라고 비난했다.
당사자도 발언에 나섰다. 이하복씨는 "근무지 변경은 저의 의사와 무관하게 회사의 요청 때문이었다. 그런데 제가 재입사했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 당일 퇴사하고 그날 재입사하는 노동자를 본 적 있느냐"며 "노동청은 사용자 입장만 대변하지 말고, 회사의 꼼수 편법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M경비 용역업체 관계자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해당 사안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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