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8명 중 1명, 18세 이전 성폭력 피해"…유니세프 발표

언어적 성폭력 포함 시 5명 중 1명꼴
지역별 차이도…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가장 높아
"어린 시절 피해, 청소년기 개입이 중요"

기사와 직접 연관 없는 사진. 출처=픽사베이

세계 여성 8명 중 1명은 18세 이전에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등장했다.

10일(현지시간)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발표한 전 세계 아동·청소년 성폭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전에 성폭행을 비롯한 각종 성폭력 사건을 겪은 여성은 3억70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유니세프는 "여성 8명 가운데 1명은 어린 시절 이 같은 일을 경험했다는 것으로, 전 세계에 만연한 성폭력의 실태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언어적 성폭력을 포함하면 18세 이전 피해 경험을 지닌 여성의 수는 5명 중 1명꼴인 6억5000만명으로 증가한다.

지역별로 피해 여성 비율의 차이도 나타났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이 22%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가 18%, 북아프리카 및 서아시아가 15%로 나타났다. 이어 유럽 및 북미(14%), 중남아시아(9%), 동남 및 남아시아(8%) 순이었다. 성폭력 예방 관련 제도가 충분치 않거나 정치 또는 안보 위기로 난민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18세 이전에 피해 경험을 가진 여성이 4명 중 1명꼴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니세프는 "성폭력 피해는 주로 청소년기에 발생해 14~17세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난다"며 "어린 시절 피해를 겪을 경우 반복적으로 학대를 당할 위험이 더욱 커지므로 청소년 시기에 개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의 정신적인 충격은 성인기까지 이어지며 성병과 약물 남용,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남성의 아동·청소년기 성폭력 피해 역시 각국이 심각하게 실태를 따져보고 해법을 찾아야 할 문제로 논의됐다. 유니세프는 남성이 18세 이전에 성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11명 중 1명꼴이며, 피해자 규모는 2억4000만~3억1000만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