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스럽지 않게 노래하라는 주문에…연습만이 살길이었죠”

하남현 2026. 9. 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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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키친’ 주역 김수하 라운드 인터뷰

“넘버마다 성대를 갈아 끼우는 것 같아요”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한 뮤지컬 배우 김수하. 사진 PL엔터테인먼트


지난달 24일 개막한 뮤지컬 ‘헬스키친’은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얼리샤 키스의 히트곡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얼리샤 키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모티브로 202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 국내에서는 처음 무대에 올랐다.

주인공 ‘앨리’를 맡은 김수하(33)는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초연, 특히 라이선스 초연은 관객이 이 작품을 처음 보는 것인 만큼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다른 새로운 칼을 꺼내서 잘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 음악이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헬스키친’은 여느 뮤지컬 넘버와 결이 다르다. 록처럼 거칠게 불러야 하는 곡이 있는가 하면 아주 여리게 소리를 내야 하는 곡도 있다. 리듬 앤드 블루스(R&B) 특유의 리듬과 호흡 역시 기존 뮤지컬 음악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김수하는 “클래식한 뮤지컬 넘버에 익숙했는데 이번 작품의 음악은 처음 해보는 영역이었다”고 말했다. 작품의 음악 작업과 연출에 직접 참여한 얼리샤 키스의 주문도 생소했다. 호흡을 더 섞고, 노래가 지나치게 ‘뮤지컬스럽게’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다른 방법은 없었다. 김수하는 “정말 연습만이 살길이었다. 대학 입시 이후 이렇게까지 연습을 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고 했다. 부족한 음악 연습 시간을 더 달라고 직접 요청해 한 시간을 추가로 확보하기도 했다. “연습이 끝나고 집에 가는 차 안에서도 계속 노래를 했어요”

음악만큼이나 춤도 숙제였다. ‘헬스키친’은 역동적인 스트리트 군무로 작품에 에너지를 더한다. 김수하는 작품에 참여한 전문 댄서들에게 도움을 받아 동작을 익혔고, 운전할 때도 R&B 음악을 들으며 몸으로 리듬을 익혔다고 했다.

뮤지컬 ‘헬스키친’에서 ‘앨리’ 역을 맡은 김수하(왼쪽). 사진 에스엔코


김수하가 연기하는 앨리는 17세의 자유분방한 소녀다. 그는 “이제는 엄마나 선생님에게 더 감정적으로 이입하게 되는 게 힘들었다”고 웃었다. 제작진으로부터도 “앨리를 너무 이해하지 말라”는 주문을 받았다. 어른의 시선으로 인물을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 세상이 답답하고 무엇이든 거부하고 싶은 10대의 감정을 되살리려 했다.

2015년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여주인공 커버(대체배우)로 데뷔한 김수하는 이제 대극장 뮤지컬을 이끄는 배우로 성장했다. 작품을 대하는 책임감도 남다르다. 그는 현재 작품 관련 일정 외에는 개인 일정을 거의 잡지 않는다고 했다.

“제가 흔들리면 함께 공연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 크게는 작품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것 같아요.”

김수하는 “연기하고 싶었던 캐릭터를 하나하나 해나가게 돼 운이 좋은 것 같다”며 “30대가 된 이후로는 어떤 것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내게 찾아오는 캐릭터를 소중하게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헬스키친’은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오는 11월 8일까지 공연한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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