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뮤직 ‘끼워 파는’ 구글, 제재 기대하시나요? [여러분 생각은]

김진욱 2024. 9. 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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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공정거래위원회가 연내 구글에 철퇴를 가할 전망입니다. 유튜브를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를 월 1만4900원에 팔면서 단독으로 이용할 경우 1만1990원을 내야 하는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끼워 팔았다는 혐의입니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끼워 팔기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지난 7월 “공정거래법을 어겼으니 제재하겠다”는 내용의 심사 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한 공정위는 제재 수위를 고심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이용 기능을 뺄 수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를 강매해 소비자 선택권을 박탈하고 ‘멜론’ 등 다른 음원 스트리밍 업체의 사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구글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유튜브 뮤직도 음원 앞뒤로 광고가 붙고 일부 기능이 제한되는 일반 버전과 그렇지 않은 프리미엄 버전이 존재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무료로 쓸 수 있는 유튜브 뮤직 일반 버전을 이용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에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끼워 팔면서 한국 소비자에게는 일반 버전을 선택할 권리를 주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다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유튜브 프리미엄만 이용하기를 원하는 한국 소비자는 이중으로 돈을 내며 바가지를 쓰고 있습니다. 스웨덴에서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기능을 모두 쓰려는 소비자는 119크로나(약 1만5700원)를 내지만 유튜브 프리미엄만 이용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는 69크로나(약 9100원)만 내면 됩니다. ‘구글이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한국에서 유튜브 등에 업힌 유튜브 뮤직은 승승장구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월간 이용자 수(MAU)가 650만명을 기록해 토종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멜론(624만명)을 제쳤습니다. 2022년 1월 408만명에 불과했는데 2년 만에 200만명 이상 급증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멜론은 769만명에서 624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주저앉았습니다. 음원 스트리밍 업계는 “유튜브 뮤직 때문에 국내 업체가 고사하고 있다”며 불만입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이런 ‘끼워 팔기’를 공정한 시장 경쟁을 방해하는 불법 행위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정위가 재검토하기로 하기는 했지만 플랫폼법(안)에서 규제하던 4대 불공정 행위 중 하나기도 합니다. 다만 끼워 팔기가 위법이 되려면 유튜브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여야 합니다. 온라인 동영상이 아닌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유튜브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지 입증하기 위한 연구 용역에만 1년이 걸렸습니다.

공정위는 유튜브 뮤직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해 구글의 끼워 팔기가 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어긴 기업에 “유튜브 뮤직 끼워 팔기를 중단하라”는 시정 조치를 내릴 수 있습니다. 구글이 유튜브 뮤직을 끼워 팔아 부당하게 벌어들인 금액 일부를 과징금으로 환수하거나 구글의 죄가 매우 무겁다고 판단되면 검찰에 고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일부 소비자는 공정위의 구글 제재가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모두 이용하려는 소비자에게는 별도 구매가 오히려 총비용만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스웨덴의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구독료(약 9100원)에 한국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1만1990원)을 더하면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1만4900원)보다 비싼 2만1090원이 됩니다.

익명을 요구한 IT업계 관계자는 “끼워 팔기 자체는 명백한 법 위반이라 공정위의 구글 제재는 위법 행위를 바로잡고 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체에 불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구글이 (공정위 제재에 의해)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분리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같은 저렴한 요금제를 따로 출시하더라도 소비자에게 당장 돌아가는 실익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멜론과 같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체가 각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데이터에 연결된 상태에서 음원을 횟수 제한 없이 듣고 원하는 곡을 저장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재생할 수 있는 ’스트리밍 플러스 정기 결제’ 요금제는 월 1만900원으로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보다 저렴하지만 고품질 음원 등을 들으려면 추가금을 내야 합니다. 라이선스가 만료됐다며 사라지는 한국 노래도, 아예 들을 수 없는 외국 노래도 많습니다.

한 누리꾼은 공정위가 구글의 유튜브 뮤직 끼워 팔기를 제재하기로 했다는 국민일보 보도에 한 누리꾼은 “무슨 짓을 해도 소비자가 써주니 국내 스트리밍 업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 공정위가 글로벌 기업을 제재해 내쫓으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할 생각은 않고 자국민 등골을 빼먹으려는 한국 기업만 남을 것이다. 일본의 뒤를 좇는 K-갈라파고스가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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