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환절기…“예방백신 선물하세요”

신대현 2024. 9.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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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이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긴 무더위가 지나고 환절기가 찾아온다. 면역력과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급격한 체온 변화를 겪으면 각종 감염병에 걸리기 쉽다. 예방백신 접종으로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당부가 이어진다.

1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환절기에 일교차가 커지면 신체 균형이 깨지기 쉽다. 건조한 공기가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하고, 건조해진 코 점막에 바이러스가 침입해 상기도 염증을 일으킨다.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백신 접종’이다. 예방백신은 방어벽을 미처 갖추지 못한 우리 몸이 감염병에 걸렸을 때 증상을 경미하게 해 중증이나 사망의 위험을 크게 낮춘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정책과 관계자는 “환절기 감염을 막기 위해 65세 이상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 백신을 꼭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11일부터 내년 4월30일까지 2024~2025절기 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시작된다.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입소자 등 감염병 고위험군은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다. 이번 접종에는 최근 유행하는 JN.1 변이에 효과적인 화이자·모더나·노바백스 백신 755만 회분이 활용된다.

코로나19와 독감 백신은 동시에 접종할 것을 권한다. 독감은 고열, 기침, 인후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데 때로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매년 새로운 변종에 맞춘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으며, 접종 2주 후 항체가 형성돼 6개월간 효과가 유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부터 접종하는 것이 좋다. 

질병청이 2024~2025절기 독감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을 위해 계약한 백신은 1170만회분(도즈)이다. NIP 대상 백신 종류에는 △프랑스 사노피 ‘박씨그리프테트라주’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4가’ △일양약품 ‘테라텍트’ △GC녹십자 ‘지씨플루’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 ‘코박스플루4가’ △보령바이오파마 ‘플루V테트라’ ‘플루8테트라’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플루아릭스테트라’ 등이 있다.

최근엔 면역노화로 인해 일반 독감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고면역원성 백신도 등장해 선택 폭이 넓어졌다. 사노피의 ‘에플루엘다테트라’는 표준용량 독감 백신보다 4배 많은 항원을 포함한 고용량 독감 백신이다. 지난해 11월 허가 받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폐렴구균도 9~10월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이듬해 4~5월까지 유행이 이어진다. 폐렴구균은 재채기나 기침 등 비말이 호흡기에 들어가 감염된다. 폐렴뿐 아니라 뇌수막염, 균혈증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면역력이 약한 소아·성인에게 백신 접종이 권고된다. 지난해 기준 폐렴구균성 폐렴으로 진료 받은 국내 환자 중 약 50%는 5세 미만의 소아였다. 소아의 80% 이상에서 발병하는 세균성 중이염의 주요 원인도 폐렴구균성 질환이다. 폐렴구균성 수막염에 걸린 소아의 5∼15%는 사망에 이르며, 신경학적 후유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2022년 10대 사망 원인 중 4위를 폐렴이 차지하기도 했다.

폐렴구균 백신도 NIP에 등록돼 있다. 국내 접종에선 △한국화이자제약 ‘프리베나13주’ △한국MSD ‘박스뉴반스’가 활용된다. 2010년 국내에 허가된 프리베나13은 백신에 포함된 13가지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에 의한 폐렴과 침습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15가 단백접합 백신인 박스뉴반스는 프리베나13에 포함된 13개 혈청형 외에 주요 폐렴구균 질환을 유발하고 높은 항생제 내성을 보이는 22F와 33F 2개의 혈청형을 추가했다.

대상포진도 환절기에 면역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어릴 적 수두에 감염됐을 때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돼 발병한다. 50대 이상에서 많이 생기며 초반에는 피부가 가렵고 화끈거리다가 발진과 물집이 잡혀 2~3주 정도 지속된다. 이후 딱지가 생기고 떨어지면 통증이 잦아들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세균 감염으로 인해 신경통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대상포진 백신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 △GSK ‘싱그릭스’가 있다. 싱그릭스는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하는 반면 스카이조스터는 한 번만 맞으면 된다. 다만 싱그릭스는 유전자 재조합 기반의 사백신으로. 스카이조스터보다 대상포진 예방 효과가 높다는 강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질병 발생과 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예방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오범조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나 독감, 폐렴 등은 고령자가 걸리면 상대적으로 건강한 편이라도 위독해질 수 있고, 대상포진은 사망 위험은 낮아도 오랜 기간 합병증으로 고통 받는다”면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백신 접종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가족들도 접종을 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추석 명절 연휴 동안 사람들의 이동과 모임이 많아 감염병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라며 “손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실내 환기,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과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켜 안전한 연휴를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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