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전지희, 韓 첫 메달 신고… 女탁구 12년 만의 쾌거 [세계탁구선수권]

권중혁 2023. 5. 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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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 전지희-신유빈이 2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8강에서 베르나데트 소츠(루마니아)-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를 꺾고 동메달을 확보한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전지희-신유빈 조가 한국의 2023 세계탁구선수권 첫 메달을 신고했다. 두 선수는 지난 대회에서 신유빈의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기권했던 한을 풀었다. 긴 수술과 재활 끝에 한국 여자 탁구 간판으로 우뚝 선 신유빈은 생애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지희-신유빈은 2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8강에서 베르나데트 소츠(루마니아)-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를 3대 0(11-9 15-13 11-4)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준결승에서 패해도 동메달을 주기 때문에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신유빈은 “4강 진출도 좋지만 이번 경기에서 까다로운 점이 많았는데 언니랑 같이 이겨내서 승리할 수 있어 좋다”며 “일단 동메달을 확보해서 좋다. 저희 목표는 한 경기 한 경기 더 이기는 게 목표기 때문에 남은 경기 더 좋은 내용 만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저희가 고비를 잘 넘기는 힘이 있는 것 같다”며 “유빈이가 제게 여유도 주고 ‘언니 이렇게 하면 되겠다’고 계속 얘기해줘 든든하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은 홀수해는 단체전, 짝수해는 개인전이 치러지는데, 두 선수 모두 세계선수권 개인전 첫 메달이다. 신유빈은 2019년 미국 휴스턴 대회에서 생애 첫 세계선수권에 진출했으나 손목골절 부상으로 여자단식 64강에서 탈락한 뒤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을 기권했다. 전지희는 2018년 스웨덴 할름스타드 단체전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에선 없었다.

한국 여자탁구가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5년 양하은 이후 처음이다. 양하은은 당시 중국의 쉬신과 혼합복식에 나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국적 여자 선수들끼리의 메달은 2011년 여자복식 김경아-박미영 조의 동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대회에서 장우진-임종훈이 남자복식 은메달, 2019년 안재현이 남자단식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지만, 그간 여자 탁구는 메달 가뭄에 시달렸다. 전지희-신유빈은 이날 승리로 12년 만에 막혔던 혈을 뚫어냈다.

전지희-신유빈이 2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4강 진출을 확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전지희는 “유빈이가 클 때까지 기다린 게 잘한 것 같다. 유빈이가 잘 컸다”고 웃으며 파트너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신유빈은 “저도 밥 잘 먹고 잘 큰 것 같아서 좋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언니가 부상도 있고 여러모로 쉽지 않았는데, 언니가 있어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화답했다.

첫 게임 초반 엎치락뒤치락하다 8-4로 앞서갔고, 10-6으로 격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내리 3점을 내주며 턱밑까지 추격을 당하자 타임아웃으로 숨을 골랐다. 이후 랠리 끝에 상대 공격이 아웃되며 승리했다.

두 번째 게임은 듀스 접전 끝에 역전했다. 초반부터 2-7로 끌려가던 전지희-신유빈은 경기 중후반 5-9까지 격차가 벌어지며 게임을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잇따른 상대 공격 아웃으로 차이를 좁혔지만 공격이 네트에 걸리며 8-10이 됐다.

한 점만 더 주면 게임을 내주는 상황에서 상대 공격도 네트에 걸렸고, 전지희의 공격을 상대 수비가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면서 볼이 높이 뜬 채로 아웃됐다.

양 팀은 살 떨리는 공방을 벌이며 13-13까지 네 번의 듀스를 맞이한 상황에서 상대 선수 폴카노바의 공격이 두 차례나 아웃되면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승기를 잡은 전지희-신유빈은 기세를 멈추지 않았다. 3-4 상황에서 연속 8득점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가 끝나자 두 선수는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기뻐한 뒤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상대 감독 및 선수와 인사를 나눈 뒤 벤치로 달려가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과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전지희-신유빈이 2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동메달을 확보한 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전지희-신유빈의 다음 상대는 중국의 쑨잉사-왕만유 조다. 세계 최강인 만큼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두 선수는 각오를 다졌다. 신유빈은 “세계랭킹 1, 2위로 실력 좋은 선수들인데 언니랑 저랑 소통을 많이 하면서 좋은 내용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희는 “2019년, 2021년 연속 두 번 금메달리스트다”라며 “경험도 많고 기술도 좋지만 저희도 여기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후회 없이 저희 플레이 어떻게 잘해내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더반=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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