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유지들이 즐겼지만..." 국궁의 변화 모색
[주간함양 곽영군]
9월 10일 오후 4시, 함양읍 국궁장 호연정을 찾았다. 유서 깊은 이곳은 과거 함양군 선비들이 육예(六藝)의 하나인 활쏘기를 즐기며 만들어졌다. 1910년대 후반, 함양읍 이은리 하천변에 처음 설치된 호연정은 1994년 함양읍 백연리 공설 운동장 옆으로 이전해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국궁은 우리나라 고유의 활로, 보기에는 양궁과 유사하지만 전통적인 가치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표적을 단순히 맞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예의를 지키며 자기 수양을 목적으로 합니다."
"전국의 모든 활터에서는 세 가지 예법, 정간배례, 초시례, 팔지도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예를 들어, 함양읍 호연정에서 활을 배우는 사람이 벌교의 국궁장을 방문해 '호연정에서 배웁니다'라고 말하면 모두 환영합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국궁도 처음 자세를 배우는 과정이 어렵다. 특히 국궁은 팔 힘뿐 아니라 몸 전체를 사용해야 하고 평소 사용하지 않는 근육도 쓰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이에 직접 활을 당겨보기로 했다.
이러한 국궁이 왜 양궁처럼 올림픽이나 국제 대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지 궁금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노 사범은 "국궁이 국제 대회 종목이 되려면, 우리나라가 국제적 영향력을 더 많이 가져야 합니다. 우리의 활로 국제적인 성과를 거두고, 이를 통해 관심을 모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겠죠"라고 말했다.
국궁은 수천 년간 이어져 온 무기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며 발전해 왔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역할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전쟁에서 사용되는 중요한 무기였지만, 오늘날에는 스포츠와 자기 수양의 도구로 의미가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국궁이 여전히 무기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사용과 관리에는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서열을 중시하는 이유도 단체 내의 규율과 안전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또한, 노 사범은 국궁이 단순히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통과 문화를 배우고 이를 전수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우리 선조들이 지켜온 전통을 현대에서도 이어가고 그 속에 담긴 정신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국궁의 예법과 규율은 그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점이 국궁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호연정은 젊은 사람들의 유입을 위해 총회에서 입회비를 없애고 문을 활짝 열었다.
"예전에는 지역 유지들이 즐기던 스포츠였지만, 지금은 함양군의 젊은이들이 국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송길명 사두님이 건의하여 올해까지 입회비를 받지 않기로 총회에서 결정했습니다.
국궁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운동이지만, 특히 20대와 30대에 배우면 빠르게 습득하고 올바른 자세를 갖출 수 있습니다. 앞으로 호연정뿐만 아니라 안의면, 마천면 국궁장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 국궁에 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 (곽영군)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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