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지지 못 해' 미 대 테러 수장 사임에, 트럼프 "잘 된 일"

박성우 2026. 3. 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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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켄트 국가대테러센터 국장, 이란과의 전쟁에 이스라엘 압력 있었다 주장하며 공개 사임

[박성우 기자]

 17일(현지시간)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은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심사숙고 끝에, 나는 오늘부로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공개 사임했다.
ⓒ 조 켄트 국장 X 갈무리
미국이 일으킨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이스라엘의 압력으로 시작한 이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반기를 들고 사임한 트럼프 행정부 인사가 처음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은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심사숙고 끝에, 나는 오늘부로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내 양심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진행 중인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 이란은 미국에 그 어떤 임박한 위협도 되지 않았으며, 미국이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국내 로비 세력의 압력으로 인해 이 전쟁을 시작했음이 명백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켄트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사직서도 공개했다. 사직서에서 그는 사임의 이유를 위와 같이 밝힌 뒤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의 꼬드김에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간 것'이라는 등 좀 더 상세히 비판했다.

그는 "집권 1기 때까지만 해도 대통령께서는 중동 전쟁이 우리 애국자들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고 국부와 번영을 소모시키는 함정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면서도 "고위급 이스라엘 관리들과 영향력 있는 미국 언론계 인사들이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를 완전히 훼손하고, 이란과의 전쟁을 부추기기 위해 친전쟁 정서를 조성하는 허위 정보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주장했다.

IS 테러로 아내 잃은 비극 언급

이어 "이러한 여론 조작은 이란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 되며, 지금 이란을 공격하면 신속한 승리로 가는 확실한 길이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어 대통령을 기만하는 데 사용되었다"며 "이는 거짓말이다. 미국의 최고급 인재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었던 처참한 이라크 전쟁으로 우리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스라엘이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수법"이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11번의 전투 파병을 다녀온 참전 용사이자, 이스라엘이 조작한 전쟁에서 사랑하는 아내 섀넌을 잃은 전사자 유가족으로서, 나는 미국인들에게 아무런 이득도 주지 못하고 미국인들의 목숨이라는 대가조차 정당화할 수 없는 전쟁터에 다음 세대를 내몰아 싸우다 죽게 하는 일을 지지할 수 없다"며 자신의 아내를 포함해 이스라엘이 유도한 전쟁에 미국민의 목숨을 더 잃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켄트 국장은 "우리가 이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누구를 위해 그 일을 하고 있는지 대통령께서 깊이 숙고해 주시기를 기도한다"며 "이제 대담한 행동이 필요한 때다. 대통령께서는 방향을 돌려 우리 국가를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실 수도 있고, 우리가 더 큰 쇠퇴와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내버려 두실 수도 있다. 결정권은 대통령께서 쥐고 있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발을 뺄 것을 촉구했다.

1998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넘게 미 육군 특수부대 소속이었던 켄트 국장은 2019년 배우자이자 미 해군 암호병이었던 섀넌 켄트가 IS의 폭탄테러로 시리아에서 사망하자 군복을 벗고 테러와의 전쟁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하며 공화당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그는 2025년 2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NCTC 국장에 임명됐다.

트럼프 "안보 문제에 매우 미온적이었던 인물... 사임하길 잘했다"

이처럼 자신이 임명한 인사가 이란과의 전쟁을 정면 비판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켄트 국장은 안보 문제에 대해 매우 미온적이었다. 그가 사임하기로 결정한 건 잘된 일"이라며 "우리와 함께 일하는 이들 중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자신의 X에 켄트 국장의 사직서를 공유하며 "이란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 아니었다라는 주장은 민주당과 일부 진보 언론이 되풀이하는 허위 주장과 일치한다"고 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을 먼저 공격할 것이라는 강력하고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레빗 대변인은 "최고사령관은 무엇이 위협이고 무엇이 위협이 아닌지를 판단할 권한을 헌법적으로 부여받았고, 미국 국민은 투표를 통해 오직 그에게만 최종 판단을 내릴 권한을 위임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사람들, 심지어 외국의 영향에 따라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은 모욕적"이라고 이스라엘의 압박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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