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다 버렸는데"…순직 소방관 아내 눈물 쏟게 한 추석선물
추석을 맞아 순직 소방관의 유가족과 동료들을 위해 특별한 사진을 선물하는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유튜브 ‘원더맨’ 채널에는 소방청과 ‘원더맨’ 채널이 함께 제작한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가족사진’ 영상이 게재됐다.
소방청과 함께 기획·제작된 영상으로 명절을 맞아 순직 소방관들의 유가족 및 동료들에게 즉석사진의 프레임 기능을 이용해 먼저 떠나보낸 이들과 함께 찍은 것처럼 만든 사진을 선물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영상에는 2017년 9월 강릉시 석란정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 이영욱 대원의 아내 이연숙씨, 같은 화재에서 27세의 젊은 나이로 순직한 고 이호현 대원의 동료 손영호·박민수씨,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헬기 사고로 순직한 고 신영룡 대원의 부친 신두섭씨 등이 등장한다.
영상에서 이들은 각 지역의 소방서 및 안전센터를 찾았다가 “소방 캐릭터와 함께 즉석사진을 찍으면 무료로 액자를 드린다”는 이벤트에 응하며 ‘인생네컷’ 차량에서 즉석사진을 찍는다.
액자가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던 이들은 순직한 남편과 아들, 동료를 추억했다.
이연숙씨는 남편에 대해 “매일 보고 싶다”며 “순직 사고가 계속 있으니 가족 외에는 (순직 소방관들이) 잊히는데 이런 소방관이 있었지, 그것만 기억해주시면 정말 고맙고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신두섭씨는 “아들이 외국에 가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없어졌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그리움을 애써 눌러 담았다.
잠시 후 이들이 받아 든 사진 속에는 소방 캐릭터 대신 각자가 떠나보낸 가족과 동료가 선물처럼 담겨 있었다.
이연숙씨는 “너무 힘들어서 남편의 사진을 다 버렸는데, 귀한 선물을 줘서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신두섭씨는 “귀중한 우리 아들 잘 커줘서 고맙다. 부디 하늘에서 잘 있어라”며 “나는 네가 걱정해 주는 덕분에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아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손영호·박민수씨는 고 이호현 대원과 함께 찍힌 사진을 보며 “호현이가 제일 잘 나왔다. 사진을 볼 때마다 많이 생각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소방청 관계자는 “추석명절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고 순직 소방관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착한 콘텐츠가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영상은 19일 소방청 유튜브 채널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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