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필리핀 가사관리사' 이동에만 90분… 쉴 곳은 '도서관?'

배경환 2024. 10. 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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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98명(근무지를 이탈한 2명을 제외한 총 인원) 중 절반에 달하는 47명이 하루 2개의 가정 근무를 위해 장시간 이동하며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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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정 이동 전체 절반… 이동거리 최대 1시간35분
제공 쉼터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공시설'에 불과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는 얘기인데 서울시는 최근 노동자 이탈 사태 후 급여지급 방식 개편 등 개선안을 추진 중이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98명(근무지를 이탈한 2명을 제외한 총 인원) 중 절반에 달하는 47명이 하루 2개의 가정 근무를 위해 장시간 이동하며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6일 아침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문제는 이들의 이동 시간이다. 하루 두 가정을 근무하는 가사관리사 47명의 근무지간 이동 거리를 '네이버 지도 대중교통 길 찾기' 서비스를 통해 최단 시간으로 측정해 본 결과, 송파구 거여동과 은평구 수색동을 근무하는 관리사의 이동시간이 95분으로 가장 길었다. 이어 88분(강서구 내발산동-강덕구 고덕동), 81분(양천구 신월동-강남구 삼성로), 78분(서초구 남부순환로-도봉구 창동) 순이었다. 특히 이중 절반 이상인 28명이 1시간 안팎을 근무지 이동시간에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평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으로 출퇴근 시간대에는 이보다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들을 위한 쉼터도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실이 확보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이용 가능 시설현황'에 따르면 25개 자치구에 위치한 도서관, 박물관 및 미술관, 문화센터 등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공시설을 모아 놓은 자료에 불과했다.

더욱이 시범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가사관리사의 임금은 오로지 일하는 시간을 기준으로만 책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가정의 아이가 1명에서 많게는 4명이 있지만, 가사관리사의 임금은 돌봄 아이의 숫자가 아닌 근무시간 ▲2시간 이용-월 60만원 ▲4시간 이용-월 119만원 ▲6시간 이용-월 179만원 ▲8시간 이용-월 238만원 등에 따라서만 지급됐다.

한 의원은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긴 시간 이동에 시달리는데도 서울시는 전쟁기념관이나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문화체육센터 같은 곳을 이들의 쉼터라고 안내한다"며 "사업이 충분한 준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사관리사의 근로 여건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문제 개선을 위한 실효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욱 문제"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사업을 최초 제안하고, 서울시도 이 사업의 운영 주체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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